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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영남대 연구팀, 세포 자살 원인 세계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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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박현호(42) 화학생화학부 교수 연구팀이 ‘세포자살(아팝토시스, Apoptosis)’ 현상 중 발생하는 DNA 잘림 현상을 분자수준으로 세계 최초로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포자살’은 다세포생물 세포의 계획된 자멸 현상으로 정상적인 발생, 면역반응, 세포의 항상성유지 등에 필수적인 현상이다.

세포자살 현상이 잘못 조절되면 암, 퇴행성 질환, 면역 질환 등 치명적인 인간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근대 생명과학연구사에서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분야이기도 하다.

자살하는 세포에서는 세포내 DNA가 180bp(base pair, 염기쌍) 정도의 크기로 빠른 시간에 정확히 잘리는 독특한 현상이 있다.

2000년대 초반 이 과정에서 DNA를 자르는 효소인 DFF(DNA Fragmentation Factor)가 발견되었지만, 어떻게 DFF 효소가 세포자살 과정 중 빠르고 정확하게 180bp씩 DNA를 자르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다.

영남대 박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x-ray 결정학과 전자현미경 및 다양한 세포생화학적 기법을 이용해 DFF의 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IDE 도메인’의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면서 “DFF에 속해있는 ‘CIDE 도메인’을 매개로 나선형 필라멘트를 형성하고, 이는 DFF 효소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DFF가 나선형 DNA를 둘러싸서 DNA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180bp로 자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NAS)이 발간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영향력 지수(IF) 9.65) 최신호에 게재됐다.

‘세포자살’은 인간의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이번 연구를 통해 세포자살 과정의 가장 기초적이면서 독특한 메카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세포자살과 관련한 후속 연구에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 교수는 “개인적으로 ‘세포자살 과정을 겪는 세포의 DNA가 어떻게 빠른 시간에 180bp 정도의 일정한 크기로 잘려지는가?’에 대한 질문을 시작한 것이 약 15년 전인데 이 퍼즐에 대한 답을 지금 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연구실 학생들이 오랜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해 온 덕분에 이번 연구 성과로 이어졌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안동=전주식 기자 jsch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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