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에 신고가 들어온 건 같은 달 23일이었지만 구조가 확인된 건 그로부터 나흘 뒤였다.
당시 강아지는 악취가 나고 쓰레기로 보이는 물건이 가득한 차 안에서 1년 이상 주민에게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에 방치된 강아지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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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는 “1년 전에는 지하 주차장에 차가 있었는데 강아지가 짖으며 소리가 울리자 차를 지상으로 옮겨 이곳저곳에 대고 강아지를 차 안에 방치해 놨다”며 “한낮에 차 안 온도가 엄청나게 올라가는데 쓰레기와 함께 강아지를 차 안에 두는 것은 명백한 학대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고 이후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수차례 연락한 끝에 개 주인을 만났지만, 사유재산인 강아지를 차 안에 방치한 것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 나온 동물보호센터 직원과 구청 담당자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개 주인을 고발할 수 있다는 점만 안내했다.
결국 강아지는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같은 해 6월 27일 승용차 안에 방치된 강아지를 주인으로부터 넘겨받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어는 견주가 개인적인 아픔을 겪은 뒤 강아지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쓰레기가 가득한 차 안에서 1년 이상 키우는 등 학대를 하고 있다고 판단해 구조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케어 측은 “구조 성공 이후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면서 “하지만 사람에 대한 안쓰러움 때문에 작고 연약한 생명 하나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 당시 차 온도는 48도, 한낮에는 55도 이상 올라갔는데 강아지가 1년 동안 죽지 않은 것은 경비 아저씨 때문이었지만 앞으로는 차 문을 잠글 수 있기에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은 여름 차 안에 동물을 방치하면 창문을 깨부수고 구하곤 한다. 대한민국 동물보호법도 적극적인 강제조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 주인은 한 번씩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갔다가 다시 차에 갖다 놓길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은 개 주인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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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이 지난 지금, 똑같은 일이 발생해도 달라질 건 없다.
열악한 환경에 동물을 방치한다고 해도 여전히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 방치로 인해 동물이 아프거나 다쳐야만 ‘학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해 소유자의 동물 돌봄을 의무화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인 이른바 ‘마당개 지킴이법’을 대표 발의했다.
동물보호법 제9조에 따르면 ‘소유자는 동물에게 적합한 사료와 물을 공급하고, 운동·휴식 및 수면이 보장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돼 있는데 ‘노력하여야 한다’를 ‘보장하여야 한다’로 바꾸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반려동물에게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도 동물 학대행위로 규정하고, 질병에 걸린 동물을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도 의무화했다.
하지만 기 전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국회 임기 내 통과하지 못하면서, 고통과 상처를 피할 수 있는 동물의 권리는 뒤로 밀려났다.
그 사이 경찰 접수 기준 동물학대 범죄 신고는 2010년 69건에서 2022년 1237건으로 10여 년 만에 18배 가까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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