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5 (화)

이모지 사용에 대한 이스라엘 법원의 경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그림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이모지(Emoji)는 온라인에서 손쉽게 풍부한 의사 표현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모지는 2015년 카카오톡에서 하루 사용 건수가 2억건을 넘었을 정도로 디지털 소통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최근 이모지 사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5월 이스라엘 법원은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이모지를 법적 판단의 근거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집을 구하는 젊은 커플이 집주인에게 관심이 있다는 문자를 보낸 후에 별다른 설명 없이 연락을 끊었다. 새로운 임대인을 구하는 기간이 길어져서 손해를 본 건물주는 젊은 커플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은 문자메시지에 포함되어 있는 웃는 얼굴의 이모지가 계약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표현한 것으로 보고 젊은 커플에게 2200달러를 배상할 것을 판결했다.

이스라엘 법원의 판결은 그림도 문자와 같은 의사 표현의 법적 효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최초의 사례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매 순간 온라인에서 나의 작은 행위들이 미래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댓글과 같은 문자만이 아니라 무심코 올리는 사진 한 장, 이모지 하나도 나를 평가하는 자료가 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하버드대학은 페이스북 비공개 채팅방에서 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합격생 10명의 입학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의 기업들은 채용 때 지원자들에게 소셜미디어 계정을 요구하고 합격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로 삼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비자 신청을 할 때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제출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공간은 사회 현실과 분리될 수 없으며, 모든 행위가 기록되어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디지털 현실을 아이들에게 깨우쳐 주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를 배려하고 책임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시민의식, 디지털 시티즌십을 교육하여야 한다. 이스라엘 법원의 판결은 부모의 무지와 무관심이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현실에 대한 경고이다.

이재포 협동조합 소요 이사장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 페이스북] [카카오톡] [위코노미] [정치BAR]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