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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U “러 동결자산 수익 14억유로, 다음달 우크라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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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24일(현지시각)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럽연합 외교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룩셈부르크/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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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다음달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4일(현지시각)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럽연합 외교장관 회의 뒤 “러시아의 동결자산에서 나오는 수익금 14억유로(약 2조원)가 다음달에, 그리고 나머지 10억 유로(약 1조4870억원)가 연말까지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자금은 대부분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구축과 포탄 구매 등 군사 지원에 쓰이고, 일부는 우크라이나 산업재건 지원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유럽연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제재로 역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한 이후 이들 동결자산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건 처음이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지난달 사실상 이들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 그러나 헝가리가 이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불협화음이 빚어졌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외교장관들은 이날 합의 도출 과정에서 헝가리 거부권을 법적으로 ‘우회’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법적으로 한 회원국(헝가리)은 러시아 동결 자산의 활용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돈을 어떤 목적에 할당할지 결정하는 데 참여할 권리가 없다”며 헝가리의 반대를 무력화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걸림돌을 넘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헝가리는 반발했다.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교장관은 회의 뒤 소셜미디어에 “이것은 명백한 레드라인”이라며 “이처럼 유럽연합의 일반 규칙을 어긴 전례는 없다”고 썼다.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동결된 러시아 자산은 2800억 달러(388조원)에 이르며, 그 3분의 2 이상은 유럽에 묶여 있다.



한편, 유럽연합은 이날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재수출 금지를 포함한 새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도 확정했다. 유럽연합은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뒤 처음으로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를 겨냥한 조처가 포함된 14차 대러시아 제재안을 공식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내에서 진행하는 액화천연가스 관련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유럽연합의 투자와 관련 장비 수출이 금지되고, 제재 시행 시점으로부터 9개월간의 전환 기간 이후에는 유럽연합 내 항구를 통한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재수출 길도 막히게 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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