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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제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피 말리는 接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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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당이페이 九단 / 黑 이원영 七단

〈제14보〉(189~224)=차분히 시 한 편 읽는 느낌을 주는 바둑이 있는가 하면, 이 바둑처럼 액션 스릴러 영화 뺨치는 판도 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수 백 수를 달려왔건만 형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빗발치는 초읽기 소리에 두 대국자는 숨이 막힐 듯한 표정이다. 때맞춰 처절한 패싸움이 발생하면서 바둑 드라마의 '극적 요건' 하나가 추가됐다. 먼저 끝난 기사들이 뺑 둘러싸 관전하는 광경에서 이 판의 '흥행성'은 더 높아졌다.

189로는 211에 두고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참고 1도 12까지 회돌이 축에 걸린다. 그렇다고 양보하면 승패를 알 수 없는 국면이다. 결국 189, 190 교환으로 패가 난 것은 필연의 진행이었다. 217까지도 외길 코스. 218로 참고 2도 1의 이음은 14까지 백이 한 수 부족으로 잡힌다(13…□).

224까지 또 한 번 절묘한 절충이 이루어졌다. 흑이 중앙을 취했지만 백도 하변 패싸움을 이겼고 '놓고 따기'를 만들며 외곽을 싸 발랐다. 현재 형세는 반 집 승부란 게 검토실의 판정. 정작 피 말리는 드라마는 이제부터 새로 시작하는 셈이다. (194 200 206 212 218…△, 197 203 209 215…191, 207…201, 208…▲)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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