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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고가 휴대폰·노트북은 훔치기 미안해서"…신림동 고시촌 책도둑 잡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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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서울 관악경찰서는 관악구 신림동 일대 독서실에서 고시 관련 서적 등을 훔친 혐의로 A(33)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A씨가 범행 뒤 고시원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장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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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마련을 위해 서울 신림동 '고시촌' 일대 독서실에서 고시 서적을 훔친 행정고시 준비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신림동 일대 독서실에 침입해 고시서적과 휴대폰 등을 훔친 혐의(절도 등)로 A(33)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부터 5월 사이 신림동 일대 독서실에 침입해 고시서적을 훔치거나 술에 취해 거리에서 자는 다른 고시 준비생의 지갑과 휴대전화 등 422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방의 한 대학을 중퇴한 뒤 8년 전부터 신림동 고시촌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해온 고시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행정고시에 연이어 낙방하자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장 월세를 낼 돈도 없어 찜질방과 PC방을 전전한 신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고시생들이 무거운 수험서를 독서실 책상 위에 두고 귀가한다는 점을 노렸다. 총 54권의 책을 훔쳐 권당 1만원에서 2만원을 받고 동작구 노량진 일대의 중고 서점에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도 오랫동안 공부한 입장이어서 다른 고시생들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훔치기 미안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서적만 훔쳤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훔친 물건을 사들여 판매한 혐의(장물취득)로 B(48)씨 등 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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