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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단독] 연대 폭발테러…텀블러로 만든 `IS식 못폭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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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세대학교 연구실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폭발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폭발물 제조에 커피 '텀블러'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주로 애용하는 사제폭탄인 못폭탄 구조와 흡사한 구조인 셈이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김모 교수 연구실 폭발사고 현장에서 잔해를 수거해 1차 분석한 결과 커피 텀블러 속에 폭발촉매와 나사못등을 채워놓은 '사제폭탄'으로 확인했다. 현재 특공대와 폭발물분석팀,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 등 70여명이 현장에 투입돼 정확한 사고 경위와 폭발물 재질, 구조 등을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 화약과 나사 등을 담은 용기는 텀블러 용기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제폭탄 구조는 최근 맨체스터 자폭 테러에 사용됐고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IS가 주로 애용하는 사제폭탄인 못폭탄(Nail bomb) 구조와 흡사하다.

못폭탄은 폭발물에 못, 나사, 바늘, 면도날 파편 등 금속을 가득 채워넣어 만드는 사제폭탄이다. 폭발력 자체는 대량 살상을 할 만큼 강하지 않지만 수십·수백 개의 금속 물질들을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사방으로 날려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범행에 사용된 폭발물이 김 교수를 비롯한 목격자들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못한 것은 제조과정이 조악해 폭발력이 크지 않았던 것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상자를 여는데 측면이 터진 것으로 보이고, 조악한 폭발물로 추정된다"며 "테러인지, 단순한 불만이나 원한에 따른 범행인지 등은 폭발물 분석이 끝나고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고로 김 교수가 목과 가슴, 손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어 인근 세브란스 병원으로 후송됐다. 피해를 입은 김 교수는 최근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투명 망토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질을 개발해 주목 받았던 인물이다.

[유준호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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