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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이주열 "수출·투자개선…성장률 상향 조정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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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회복세 확산으로 수출 및 설비투자 호조

"경기 회복세 이어진다면 2.8%까지 올릴 수 있을 것"

세계파이낸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주형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했던 2.6%에서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성장률 상향조정 검토 배경으로 수출과 투자 개선이 지목됐다. 전체 수출액이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오는 7월 경제성장률 전망 또 올릴듯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7월 경제 전망 때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상향 조정되지 않을까 생각 한다”며 “세계 경기 회복세가 확산된 데 따른 수출 호조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달 수출지표는 9일이란 긴 연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이달 20일 기준으로는 하루 평균 수출액 20억 달러를 3개월 연속 넘어섰다. 일평균 수출액 20억 달러는 수출 호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한은은 앞서 4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6%로 0.1%포인트 올린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경제성장률 2.8% 수준까지 전망치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7월 수정경제 전망에서 2.6% 상향 전망을 언급한 것은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를 바탕으로 국내 경기가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지난해 경제성장률 전망인 2.8%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불확실한 대외 여건도 적지 않다”며 “교역여건이 우호적으로 진행될지, 미국 통화정책 속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북한 리스크가 어떻게 확대될지 등이다”고 말했다.

◆ '가계부채' 해결…가계 소득기반 높이는데 주력

문재인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 관리 정책 등을 언급하고 있는데 한은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은 무엇일까.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가계부채가 꺾였다고 확언하기에는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며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는 예년에 비춰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정부와 감독 당국이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 증가 이내로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계의 소득기반을 높여주는 것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은행권뿐만 아니라 비은행권에서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향후에도 이러한 속도조절이 이어질지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보인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세는 소득증가율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은은 정부의 기조에 맞춰 가계의 소득기반을 높이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 새 정부 기조 맞춰 '고용안정' 목표

문재인 정부는 최대 경제 현안으로 ‘일자리 문제’를 꼽으며 공공기관의 일자리 창출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기조에 맞춰 한은은 앞으로 정규직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이 총재는 “정부의 고용관련 정책 방향, 한은의 중장기적인 인력 수급계획, 예산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정규직 감축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과연봉제에 대해 그는 “지난해 여타 공공기관들처럼 성과연봉제 확대 적용을 추진했지만 노사합의에 이르지 못해 확대하지 못했다”며 “중앙은행으로서의 사회적 책무, 조직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보면 성과중심의 급여체계로의 개편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예산 상황이나 정부의 정책 방향, 직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한은 직무 특성에 적합한 급여체계를 확립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물가·금융안정을 외치던 한은이 ‘고용안정’에도 동참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융 전문가들은 한은의 정책 목표에 고용이 포함된 것은 고용과 관련해 보다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신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기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재정정책은 금융 안정의 측면과 일자리 창출 등 특정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가 크므로 현 상황에서 유용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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