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 펀드 조성…1차 협력사에 무이자 대출
국내 처음…3천여 2차 협력사 어음관행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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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차 협력사로 하여금 3천여개에 달하는 2차 협력사에 현금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시행한다. 대기업들이 문재인 정부의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과 공정한 시장질서 구축 정책에 발을 맞추는 흐름에 삼성도 호응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5일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현금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하는 혁신적 대금지급 프로세스를 6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 만기 60일짜리 어음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하는 게 오랜 관행이어서, 2차 협력업체들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혀왔다.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는 500여개, 2차 협력사는 3천여개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하나·신한·국민은행과 총 5천억원 규모의 ‘물대(물품대금)지원펀드’를 조성해 1차 협력사에 무이자로 대출해주기로 했다.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물품대금 지급용으로 대출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와의 월평균 거래금액 안에서 필요 금액을 1년간 빌려주는 방식으로, 대출기간은 1년 더 연장이 가능하다. 물대지원펀드는 2020년 5월까지 3년간 운영되는데, 앞으로 협력사들의 요청이 있으면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제도 시행을 위해 24~25일 이틀간 수원, 구미, 광주에서 500여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또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현금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하면 종합평가 때 가산점을 부여하고, 신규로 거래를 시작하는 1차 협력사에는 2차 협력사에 대한 현금 물품대금 지급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마트와 신세계, 에스케이브로드밴드(SKB) 등 대기업들이 정부정책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비정규직 축소, 정규직 확대, 골목상권 보호 등의 노력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1, 2차 협력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어음으로 대금을 지급받는 2차 협력사들의 애로를 듣고 개선방안을 마련해 온 것으로, 다른 고려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에 대한 현금지급은 2005년부터 시행해왔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추문갑 홍보실장은 “공정한 하도급거래 측면에서 대기업-1차 협력사간 거래보다 1-2차 협력사간 거래가 더 취약하다는 지적이 그동안 많았다”면서 “삼성전자의 노력을 계기로 물품대금 현금결제가 2-3차 협력사간 거래로 확대되고, 다른 대기업들로도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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