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KCGI 상대 檢 고소
"주주행동하겠다더니 오히려 주주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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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DB하이텍을 대상으로 주주행동주의에 나섰던 강성부펀드(KCGI)가 얼마 안 가 회사에 지분을 넘기고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 앞서 KCGI가 일부 소액주주들을 명예훼손으로 먼저 고소했고 이로 인해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과 모회사 DB Inc.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18일 KCGI를 검찰에 고소했다.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도 낸 상태다. KCGI가 지난해 말 DB Inc.한테 당시 시세보다 높은 6만6000원에 지분 5.63%를 넘기는 거래를 체결한 뒤 주가가 급락하고 현재 3만원 초반까지 내려앉은 데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KCGI는 지난해 3월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고 DB하이텍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었다. KCGI는 DB Inc.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을 막기 위해 DB하이텍 물적분할을 강행하고 DB Inc.와 DB메탈 합병을 추진한다고 비판하며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수차례의 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요청한 거버넌스 개선이 이뤄졌다며 돌연 지분을 DB InC.에 매각했고 주가는 급락했다.
이에 분노한 일부 소액주주들은 온라인에서 '먹튀'라고 비판했다가 KCGI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KCGI가 고소한 소액주주는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KCGI로부터 고소당한 주주들에게 무료로 법률 지원하겠다고 모집 중이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DB하이텍 소액주주 운동을 하다가 액트 운영사 컨두잇을 창업한 이상목 대표가 맡았다.
액트를 통해 소액주주들은 "화가 나서 먹튀라고 댓글을 썼는데 10개월이 지난 지금 갑자기 KCGI가 고소를 했으니 경찰서 조사를 받았다. 내 나이 일흔 평생 경찰서 한 번 가본 적 없는데 어이 없이 고소를 당했다", "합의금 명목으로 KCGI를 대리하는 법무법인이 수십만원 돈까지 요구한다", "KCGI가 모욕, 명예훼손 당했다고 나를 고소했다", "사기집단이라고 댓글을 달았다고 경찰서 조사받으라고 연락왔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KCGI 측은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회사가 사전에 해당 회사와 공모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KCGI는 지난해 말 DB하이텍의 경영혁신 계획 발표를 환영하며 우호적인 거버넌스 개선 모범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KCGI 관계자는 "주식 투자하는 분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고 시장에서 KCGI가 주식을 매입했으니까 당연히 주가가 상승하지 않겠냐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빠진 건 사실 반도체 업황이 불황인데 저희가 팔았기 때문에 주가가 빠졌다고 말하는 건 좀 그렇다"며 "저희가 처음에 DB하이텍에 요구한 조건들이 있었고 그런 게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고 최초에 주식을 샀던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됐기 때문에 주식을 판 것 뿐이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르거나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회사가 많이 개선되겠구나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목 컨두잇 대표는 "소액주주들을 우습게 보고 고소를 남발하는, 그린메일(경영권을 담보로 보유주식을 시가보다 비싸게 되파는 행위) 방식으로 경영진에게 고가에 주식을 팔고 나가는 행동주의펀드는 심판받아야 한다. 이제는 자본시장 선진화 일환으로 행동주의펀드도 진일보돼야 한다"며 "DB하이텍 시가총액 10조원이 될 때까지 주주들 곁을 떠나지 않고 단 1주도 팔지 않고 끝까지 이 자리에 서있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소액주주 측은 내년 3월 DB하이텍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등을 관철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경제개혁연대와 함께 김준기 DB그룹 창업주 일가 고연봉에 대해 주주대표소송도 조만간 제기할 계획이다. 또 삼동흥산, 빌텍이라는 위장계열사를 통해 DB하이텍 주식을 사들이고 자본시장법상 대량 보유 보고를 누락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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