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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상록수’에 맞춰 1004마리 나비 훨훨…축제 같은 추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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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객 5만명 넘어…방명록엔 “노 전 대통령 뜻 이어주길”

노건호씨 삭발 “탈모 때문에…다시 나고 있다” 웃음 선사

경향신문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이 거행된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은 추모객들이 마을 앞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김해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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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이날 추도식은 예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추모객들의 발길은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추도식에는 5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묘역으로 가는 길은 보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추모객들의 표정은 밝았다.

추모객들은 묘역 앞 안내소에 있는 방명록에 ‘사랑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이 이뤄질 겁니다’라는 글들을 남기기도 했다. 추모객 채기원씨(64·부산)는 “문재인 대통령도 노 대통령의 뜻을 잘 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모씨(60·세종)는 “좌파, 우파 개념이 어디 있느냐. 서로 배려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협치를 통해 정치나 국민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 묘역 앞 잔디동산에서 진행됐다.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 등 유족과 문 대통령 내외, 여야 전·현직 지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당신께서 그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0년 민주주의 후퇴에 맞선 노고의 결과이자 노무현 정신의 승리”라며 “문 대통령과 함께 개혁과 통합의 과제를 완수하겠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더불어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고인의 뜻을 기렸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유족 대표 인사말에서 “저와 유족들 역시 이 감격과 회한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며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오늘 같은 날은 막걸리 한잔하자고 하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뭐가 뭐를 끊겠나”라며 날선 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건호씨는 이날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삭발한 채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건호씨는 “삭발은 탈모 때문”이라면서 “전국 탈모인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난 다시 나고 있다”며 유쾌함을 전하기도 했다.

시인인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문 대통령의 저서명과 같은 ‘운명’이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낭독했다. 도 의원은 “당신이 이루지 못한 꿈, 당신이 추구하던 의롭고 따뜻하고 외로운 가치, 그 이상을, 그 너머의 별을 꿈꾸고자 합니다. 그 꿈을 지상에서, 겁탁(劫濁)의 현실 속에서 이루고자 합니다”라고 낭송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상징곡인 ‘상록수’에 맞춰 희망을 상징하는 ‘1004마리의 나비 날리기’ 행사가 진행됐고, 문 대통령도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한편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가 내년에 완전 개방된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내부 수리와 함께 개방에 따른 사저 훼손 최소화 방안을 마련한 뒤 완전 개방할 예정이다.

권 여사는 2015년 7월 거처를 옮겨 사저는 2년 가까이 비어 있는 상태다. 사저는 터 4264㎡, 건물면적 595㎡ 규모로 사랑채, 안채, 서재(회의실) 등이 있다. 올해는 노 전 대통령 8주기를 맞아 5월 한 달간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개방 중이다. 이달 21일까지 사저를 찾은 시민은 대략 6000명으로 추산된다.

<김해 | 김정훈·권기정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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