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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취재수첩] 황금연휴에 웃음꽃? 노쇼(No-Show) 승객에 몸살 앓는 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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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날씨마저 완연한 봄으로 접어들면서 다음주 여행 계획을 잡아놨다면 주말을 앞둔 28일, 남겨진 업무가 쉬이 손에 잡히지 않는 건 어찌보면 당연할 정도다.

황금연휴에 맞춰 일찍부터 여행 계획을 세운 사람이 많은 만큼 취소도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과 10월 황금연휴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면서 일단 항공권부터 끊고보자는 심리가 덩달아 증가했던 탓이다. 모 국적 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올 황금연휴에 떠나는 해외 항공권 발매 건수는 1월 들어 전월 대비 3배 늘어났으며, 환불 건수 역시 같은 기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황금연휴 항공권 환불 건수는 올해 들어 계속 뛰면서 이달 들어서만 3000건을 넘어섰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 역시 "황금연휴에 떠나는 여행 관련 문의전화 10통 중 4통은 취소나 변경 문의"라고 전했다.

문제는 위약금이다.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예약해둔 항공권을 취소할 경우 소비자는 수수료를 추가로 물어야 한다. 기대했던 여행도 못 가는데 뭔가 돈까지 떼이는 기분이다. 여행사와 항공사를 향한 볼멘소리가 늘어나는 것도 이 시기다.

사실 항공권 가격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무엇보다 항공업이 고비용 산업인 게 영향을 끼친다. 운항부터 정비까지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전문 인력들이 투입되고 항공기에 대한 설비와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을 기업에 요구하는 산업군도 바로 항공업이다.

항공권은 호텔 숙박과 더불어 재고가 없는 대표적인 상품이기도 하다. 제조업은 떨이 세일로 재고를 털어낼 수 있지만 항공기는 일단 이륙하면 빈 좌석에 대한 상품 가치는 사라져 버린다.

이 때문에 항공사는 예약 취소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출발 직전 항공권을 예약하는 경우는 드문 만큼 출발일이 가까워진 시기에 예약을 취소하면 그 좌석은 공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국적 항공사의 예약부도(No-Show) 승객 수는 올해 들어서 지난 3월까지 5만5000명을 넘어섰다. 항공업 성장이 우리보다 앞선 해외 항공사들이 국내 항공사보다 더 엄격한 환불 위약금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서비스와 기내 환경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격은 항공사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다. LCC(저비용 항공사)의 성장으로 국내선이나 동남아 노선 같은 근거리 노선에 대한 선택권도 늘었다. 그만큼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폭은 더욱 넓어지는 추세다. 예약 변경부터 환불까지 아무런 제약이 없는 항공권의 가격은 높고, 입·출국 날짜 변경 불가는 물론 현지 체류기간도 정해져 있고 마일리지 적립도 안 된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여러 변동사항이 존재한다면 가격 외 다양한 요소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변경이나 환불이 되지 않는 항공권을 구입한다는 건 리스크(위험요소)가 큰 투자를 하는 것과 같다. 이같은 할인 항공권은 대부분 웹 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사전에 항공사가 안내하는 제약 내용을 충분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항공사도 이 부분에서 좀 더 친절해질 필요가 있다. 제약사항은 글씨가 작거나 모바일 앱 등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좀 더 눈에 잘 띄도록 팝업창 등 웹 페이지나 모바일 환경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

저렴한 가격도 좋지만 항공사와 소비자 모두 가격 정책에 이해와 성숙한 소비문화가 절실할 때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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