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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새 학기 고민, ‘친구 사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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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함께하는 교육] 윤다옥 교사의 사춘기 성장통 보듬기

“엄마, 나 중학생 되면 친구 잘 사귈 수 있을까?”

특히 여자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가운데 이런 말을 들어본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한 학부모는 “처음 들었을 때는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는데, 해마다 듣다 보니 이제는 솔직히 아이한테 화가 날 때도 있어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이가 여전히 걱정되고 안쓰럽지만, 한편으로는 엄마로서 느끼는 좌절과 무기력이 그렇게 표현된 것일 터이다.

며칠 전에 상담실에 온 아이는 다른 학교에 있는 절친과의 관계를 고민했다. 제일 마음이 맞는 친구인데, 그 친구가 다른 아이랑 더 친해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새 학년 적응을 앞두고 불안함이 큰 상황에서 의지하던 친구 관계까지 흔들리니 힘들었던 거다. 문제는 이 아이가 작년에도 학교와 학급 내에서 마음 편한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는 점이다.

친구 관계는 발달 단계에 따라 변화한다. 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그 양상이 다르다. 사춘기를 전후로 친구 관계에서 질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외적인 요인에서 점차 심리적인 요인으로 친구 관계가 이뤄진다.

아동기까지는 생활 중심, 놀이 중심의 친구 관계다. 가족끼리 친하거나 집이 가까워서, 또는 바로 옆자리라서 자주 본다. 그러다 고학년이 될수록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대를 친구라고 여기게 된다.

청소년기 친구는 ‘마음의 친구’라고 할 수 있다. 서로의 내면을 깊이 이해해줄 관계를 원한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감정과 비밀을 나누면서 우정이 깊어지고,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보다 자기 노출과 감정 나눔은 적은 대신 함께 활동하며 친밀감과 의리를 나눈다. 이 단계를 잘 거쳐야 친구에 대한 의존과 동일시에서 자유로워지고 서로 존중할 수 있는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좋은 친구를 찾고 자신 또한 좋은 친구가 되는 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성장 과정에 따라 친구 관계도 발전해나가는 게 자연스러운데, 아동기 관계 패턴에 멈춰 있는 경우도 많다.

우선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실에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친구들을 찾아야 한다. 누가 먼저 다가와 주기를 마냥 기다리거나 급한 마음에 자기와 잘 맞는지 살펴보지도 않고 어울렸다가 한참을 마음 앓이 하기도 한다. 밝은 인사를 먼저 건네도록 격려해주고, 저마다 만남과 관계 형성의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다독여주자. 어떤 경우는 그룹으로 어울리는 것을 편하게 여길 수도 있다. 반대로 단짝 친구만을 고집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아이의 성향인지, 다른 부적응 요소로 인한 영향인지 살펴보는 게 좋다.

아이가 관계에서 주춤거린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보라고 등을 떠밀면 역효과를 낸다. 주어진 상황에 잘 참여하고 귀 기울이는 노력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또 일상에서 생기는 소소한 갈등이나 어긋남을 너무 크게 받아들여 관계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리거나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 유연하게, 그게 잘 안 된다면 차라리 무심한 듯 대응하는 것도 효과적일 때가 많다. 한성여중 상담교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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