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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이란 미사일 공격에…스텝 엉킨 이스라엘 ‘레바논 지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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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스라엘이 1일 제한적인 지상 공격을 선포한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포연이 피어오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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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일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지상전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대한 “제한적이고, 지역화되고, 목표를 설정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발표한지 몇시간 만에, 이란은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암살 등에 대한 보복이라고 천명했으나, 공격 시점으로 볼 때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도 엿보인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있은 다음날인 2일 아침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 오다이세에 침투한 이스라엘군와 맞서서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 병사들과) 충돌했고, 그들에게 피해를 가해서, 격퇴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전에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 주장과 달리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로 침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지상전을 발표한 뒤 아직 뚜렷한 전투 동향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일어나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지상전은 쉽지 않은 상황에 빠졌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을 치르고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동시에 준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스라엘이 이번 헤즈볼라와의 전쟁 목적으로 내세운 레바논 남부와 접경한 이스라엘 북부 주민의 안전한 귀환은 더 어려워지게 됐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공습으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등을 숨지게 해 헤즈볼라 지휘부에 큰 타격을 가했다고 판단하고, 레바논 남부에서 제한적인 지상전으로 승리를 마무리하려는 전략을 취하려 했으나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았어도 레바논 침공은 이스라엘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스라엘은 현재 레바논 전선에 제7기갑여단 및 제98공정사단 등과 북부사령부에 소속된 예비군 등 1만2천∼1만4천명을 배치했다. 이 부대 병사들은 지난 1년 동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치른 뒤 배치됐다. 전투 경험이 풍부하기는 하나, 1년 동안의 전투에 지쳤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보다도 더 우월한 능력을 갖춘 적에 직면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지도부도 지난 2006년 레바논 전쟁에서의 실패 등을 감안해, 헤즈볼라와의 전투에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 참모총장은 지난주 제7기갑여단 병사들에 대한 전투태세 점검 때 이를 강조했다. 그는 “헤즈볼라 대원과 만나면, 전문적인 고도의 역량과 전투력을 보여줘야만 한다”며 “그들보다도 더 강력하게 나아가, 적을 파괴하고, 결정적으로 그들의 시설도 분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 100명 이상이 숨진 2006년 레바논 전쟁 때와 비교하면, 헤즈볼라 레바논 남부 전투 대원 숫자는 5천명에서 수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의 정예 라드완 부대의 대원들만 약 3천명으로, 이들은 “레바논 남부에서 훈련받고, 지형과 길을 손바닥처럼 알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의 군사분야 에디터 알렉스 가코풀로스는 지적했다.



라드완 부대 병사 등은 시리아 내전 참전으로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 또,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에 수많은 터널을 뚫어놓아서, 이를 활용한 매복과 기습에 능하다. 헤즈볼라도 드론을 활용해 이스라엘군의 이동을 2006년 전쟁 때보다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로 일단 침공한다면, 헤즈볼라는 자신들이 원하는 지역에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헤즈볼라는 비록 이스라엘의 이번 대규모 공습으로 지도부와 군사시설이 많이 피해를 보기는 했으나, 전투대원들 역량은 여전히 상당하다. 다.



이스라엘도 이번 레바논 지상전을 제한전으로 규정하는 것도 1981년과 2006년 전쟁 때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도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지난 두 차례의 레바논 전쟁을 감행할 때도 단기간의 제한전을 천명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하자 확전을 하다가 수렁에 빠졌다.



네타냐후가 이번 헤즈볼라와의 전쟁에서 내세운 정치적 목표인 북부 주민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서는 레바논 남부에 완충지대를 만들어야 한다. 사실, 이스라엘은 1981년에 레바논 전쟁을 벌이면서 2000년까지 레바논 남부를 점령하며 사실상 완충지대를 만든 바 있다. 이스라엘 병력까지 주둔했지만 결국 철수해야만 했다.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전쟁에서 오스트레일리아군과의 연락장교였던 로저 샤나한은 북부 주민의 안전한 귀환이라는 네타냐후의 정치적 목표가 군사적 수단으로 반드시 이룰 수 있느 것이 아니라며, 헤즈볼라가 북부 주민의 귀환을 방해하는데 많은 로켓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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