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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월드 톡톡] "1년간 예약 불가" 노쇼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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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식당 온라인 예약 사이트 펑크 낸 3만8000명 불이익 줘

호주 시드니에서 레스토랑 '넬(Nel)'을 운영하는 넬리 로빈슨은 최근 고객으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음식점을 결정하지 못해 넬과 다른 레스토랑을 둘 다 예약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른 레스토랑이 나을 것 같다"며 예약을 취소해버린 것이다. 로빈슨은 "갑자기 회의가 잡혔다거나, 오는 길에 무릎을 다쳐 못 온다는 고객은 평범한 수준"이라며 "버리게 된 음식은 차치하더라도, 이런 사람들 때문에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하는 다른 고객들은 어떡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예약을 해놓고도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예약 부도)' 고객들로 골머리를 앓는 음식점 업주들을 위해 호주의 한 온라인 예약 사이트가 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디미(Dimmi)'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는 지난해 2월부터 노쇼 고객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1년간 해당 음식점에 다시 예약할 수 없도록 했다. 시작 한 달 만에 3159명이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고, 최근에는 그 숫자가 3만8000명으로 불어났다. 또 예약 시 고객이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도록 해 음식점이 선불이나 위약금을 받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사이트 측에 따르면 이곳에 가입한 음식점들의 노쇼 고객은 지난 1년 새 25% 가까이 줄었다.

음식점 업주들은 이 같은 제도가 과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쇼로 인해 호주 레스토랑 업계가 입는 손실액은 연간 7500만 호주달러(약 66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디미 설립자인 스테판 프로무티코는 "노쇼는 외식 산업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히는 문제 중 하나"라며 "2020년까지 노쇼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우리 사이트의 목표"라고 말했다.

[양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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