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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백척간두 한국경제…질서있는 大選으로 연착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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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척간두 한국경제 ◆

매일경제

정치·경제, 국내·국외 충격이 한꺼번에 겹쳤다. 초대형 복합 위기를 뜻하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의 형국이다.

지난 9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국가 리더십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섰지만 시의적절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다. 외교·안보 리더십 공백에 따른 부작용은 벌써부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이미 수출·내수 경기는 '죽'을 쑤고 있다. 대외신인도 추락까지 염려되지만 경제 컨트롤타워마저 혼란스럽다.

외교력 상실에 따라 나날이 심각해지는 미·중 갈등 속에서 국제 경제 무대에서 한국 기업을 보호할 최소한의 보호막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욱 꺼림칙한 것은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 상황이 반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거국적인 위기 관리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발등의 불은 경제다.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기업은 투자를 접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11일 "원래 대선이 있는 해에는 기업 투자가 시들한 경향이 있다"며 "이번엔 기업인 조사에 조기대선 국면까지 겹쳐 내년 이후 투자계획은 완전히 안갯속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내수 경기의 한 축을 떠받쳤던 연말연시 경기는 실종되다시피 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94.2) 이후 7년7개월 만에 가장 낮다. 백화점 매출 감소와 상가 임대료 연체율 상승 등을 감안하면 12월 이후 소비지표도 매우 비관적이다.

지금이 '바닥'이 아니라는 점은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이 결정될 경우 흔들리는 금융시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외환보유액과 국가신용등급만 믿고 있다가는 경제가 갑작스럽게 붕괴하는 '플래시 크래시'가 닥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극도로 취약해진 대내외 여건 탓에 한국 경제가 한 방에 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고 지적한다. 질서 있는 조기대선 관리와 함께 연말연시 소비 진작, 가계부채 질적 개선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경제주체의 자신감과 대외신인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충고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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