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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월드 톡톡] 러시아 루블貨 약세에 전통 별장 '다차' 부활 "해외여행은 부담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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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러시아 소녀들이 러시아식 전통 별장인 ‘다차’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VK 캡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대학에 다니는 폴리나 디멘테바(여·24)씨는 지난 달 가족과 함께 모스크바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인 '다차(러시아식 별장)'를 찾았다. 지난해 여름에는 불가리아로 가족 여행을 떠났지만 올해는 조부모 소유의 다차에서 휴가를 즐기기로 한 것이다. 폴리나씨는 "여름마다 해외여행을 자주 갔는데, 올해는 가계 사정이 좋지 않아 다차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제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도심 외곽 다차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여름휴가를 보내는 러시아인들이 늘고 있다. 다차는 제정러시아 시절부터 이어져 온 러시아식 별장으로 주로 숲과 연못이 많은 지역에 작은 집을 짓고 텃밭을 같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손주들과 함께 2주간 다차에서 휴가를 즐겼다는 올랴(62)씨는 "다차 휴가는 심심해서 젊은이들은 선호하지 않는데, 올해는 온 가족이 다차에서 지냈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반면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은 급속히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해외로 나간 여행객은 2014년에 비해 31.1% 줄어든 1200만명에 머물렀다. 반면 러시아 국내 여행지를 찾은 러시아인은 20% 상승했다. 러시아인들의 발길이 국내에 머무는 것은 최근 국제 유가 급락으로 인해 경제가 어려운 데다 루블화 약세로 해외여행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모스크바=김효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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