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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전임 김장수보다 훨씬 강경…‘대북압박’ 지속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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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청와대 안보실장 김관진 내정

연평도 포격 직후 장관 취임

전쟁 불사할 듯한 발언 쏟아내

“급하게 돌려막기 인사 한 느낌”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엔

야 “큰 흠결 없다” 후한 평가 눈길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김관진 현 국방부 장관을 내정하면서, 지금껏 남북관계 등에서 보여왔던 정부의 대북 강경론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통일·외교·안보 분야 책임자로 거듭 군 출신을 발탁했을 뿐 아니라, 신임 김 내정자는 대북 문제에 대해 전임 김장수 실장보다 훨씬 더 강경한 벌언과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안보 문제’를 도발에 대한 ‘억지’의 차원으로만 이해한 채, 협상과 외교를 통한 예방적 개념은 아예 배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관진 내정자는 2010년 11월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인 12월4일에 국방장관으로 취임한 뒤 “도발원점 타격”, “지휘세력까지 타격” 등 전쟁도 불사할 것 같은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연평도 포격 때 우리 군의 미흡한 대응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그의 발언은 되레 국민들의 불안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김 내정자의 임명 자체가 향후 대북관계 개선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남북관계 사령탑을 누가 맡느냐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게 보내는 중요한 외교적 신호인데, 가뜩이나 드레스덴 선언을 흡수통일 아니냐고 의심해온 북한 입장에선 박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대해 더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다. 북한은 김 내정자의 국방장관 재임기간 중 ‘특등 호전광’, ‘역도’, ‘괴뢰패당 우두머리’, ‘첫 벌초대상’ 등의 원색적인 용어를 쓰면서 비난한 바 있다.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은 “외교안보 자리를 오래 비울 수가 없으니 급하게 돌려막기 인사를 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현 정부 안보의 핵심 축이었던 ‘남재준-김장수’ 라인이 경질되면서, 지난 4월 ‘북한 무인기 사태’ 때 경질론까지 제기됐던 김 내정자가 뜻하지 않게 ‘영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후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한민구 전 합참의장을 지명한 것에 대해서는 최근 여론의 비판이 집중된 지역 편중 문제가 고려된데다, 청문회 통과 등도 염두에 둔 인선으로 풀이된다. 안보실장은 전임자(광주)와 같은 호남(전북 전주) 출신이고, 한 후보자 역시 지역 편중 논란을 비껴갈 수 있는 충청(충북 청원) 출신이다. 한 후보자가 지난 대선 때 안보자문 그룹에 참여한 ‘친박 인사’임에도, 야당에서 그를 ‘비교적 합리적인 인사’로 평가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날 한 후보자 지명 뒤 “할아버지가 독립군 출신인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고, 이명박 정부 때 합참의장으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때 그다지 큰 흠결이 없었다”고 무난한 평가를 내린 것도 이런 배경으로 볼 수 있다.

한 후보자는 군에서 주로 정책·전략기획 쪽에서 경력을 쌓았고, 2006년 국방부 정책기획관(소장) 재직 때 남북 장성급회담의 우리 쪽 수석대표를 맡은 경험도 있다.

석진환 김외현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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