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사설] 4명 목숨 앗아간 산불, 더는 피해 없도록 대응 강화해야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3일 오후 경북 의성군 신안2리 인근 야산에서 산림청 진화대원이 불을 끄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동시다발로 발생한 산불이 4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큰 피해로 이어졌다. 기후위기로 우리는 갈수록 봄철 산불에 취약해지고 있다. 정부는 신속하게 상황을 수습하고 추가적인 산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응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 이어 22일 경북 의성, 울산 울주, 경남 김해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번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림 파괴와 재산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도 컸다. 산청에서 산불을 잡으려고 투입된 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1명 등 4명이 숨졌다. 2023년에도 산불 진화대원이 순직한 바 있지만, 이번처럼 여러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것은 1996년 경기 동두천 산불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되, 추가적인 인명 피해가 없도록 진화 인력의 안전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통상 강원 지역에서 잦았던 봄철 산불이 이제는 전국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를 정도로, 그 위험도가 전방위로 퍼져 있다. 지난 22일 하루 동안에만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산불이 31건에 이른다. 이는 최근 10년 새 봄철 산불 가운데 2023년 4월(35건)에 이어 두번째로 발생 건수가 많은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고 겨울과 봄에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반복되는 탓이다. 비가 많이 올 때 자라난 풀들은 메마른 날씨를 만나면 산불의 연료가 된다.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지기 쉬운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남고북저’ 기압 배치로 인한 강한 서풍과 가파른 산세가 피해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평균 산불 발생 건수와 피해 규모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대형 산불이 시작된 21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산불 위험지수가 ‘높음’으로 올라가고 산림당국이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날이었다. 의성과 김해에서는 성묘객 등이 쓰레기를 소각하다가 불씨가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23일에도 경북 경주·경산, 충북 옥천에서 산불이 났다. 산을 찾는 이들 모두가 경계심을 높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의 산불 예방·대응 체계에 문제가 없는지도 점검이 필요하다. 산불 발생의 빈도를 높이고 조기 진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산불의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 그에 따른 당국의 대응도 이전보다 훨씬 강화돼야 한다.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