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MT문고]
/사진 = 지식산업사 제공 |
이상적인 국가는 무엇일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공자, 맹자, 묵자 등 수많은 동서양의 사상가들은 어떤 국가가 이상적인지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왔다. 4번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국가관은 계속 변화했고, 과거에 옳은 것으로 여겨졌던 국가관은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된다. 이데올로기 대립이 심화하는 지금 과거의 국가관은 더 이상 맞지 않게 됐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황태연 동국대학교 명예교수는 저서 '정의국가에서 인의국가로'를 통해 과거의 국가관과 현재를 아우르는 '인의국가'가 미래의 이상적 국가라고 역설한다. 황 교수가 정의하는 인의국가는 서구의 계급적 정의국가와 동양의 인정국가의 한계를 극복한 국가 모델이다. 극단주의자들이 발호하는 현재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인정을 우선하되 의정을 함께 갖춘 인의국가가 이상향이라는 목소리다.
서양의 문명과 관념이 동양에 수입돼 근대 정치체제가 변화한 것이 아니라는 발상의 역전은 흥미롭다. 16세기 말부터 18세기까지 중국의 복지국가론이 서구를 오가는 여행가와 사상가 등을 통해 전해졌으며, 이 결과 서양에서도 고아원·양로원 등 양민정책과 학교제도의 교민책이 시행되는 등 되레 서양이 동양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정치와 교육, 복지 등 다방면에서 개혁안도 제시한다. 저자는 점진적 기본소득제도의 도입과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안 등을 대안으로 내세우면서 최적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지금이야말로 선진국의 기로에 선 우리나라가 전방위적인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30년 동안 동서양 정치철학과 정치사상을 가르친 정치외교학 권위자다. 공자철학과 한국·중국근대사에 관한 폭 넓은 연구를 바탕으로 서구 계몽주의의 흥기와 서양 근대국가 및 근대화에 관한 연구에 헌신해 왔다. 수많은 연구 논문과 저서를 남겼으며 공자의 본고장인 중국에서 저서가 출판되기도 했다.
◇정의국가에서 인의국가로 상·하권, 지식산업사, 각권 4만 8000원.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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