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보수한도 안건 관련 주요 기업 분석
반도체·배터리 감액…차·중후장대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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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서 눈여겨볼 또 다른 포인트는 '이사 보수한도' 증액 및 감액 여부다. 이사 보수는 회사가 사내·외이사에게 지급하는 월급·상여급·퇴직금 등을 뜻한다. 개별 이사가 받는 보수는 이사회에서 결정되지만, 상법에 따라 이사 전원에게 지급되는 '보수 총액한도'는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받아야 한다. 회사가 사내외이사에게 지급 가능한 보수 총액의 상한선이다.
경영 악화에 경영진부터 솔선수범
주요 기업 이사 보수 한도 감액안./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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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정책 등이 불거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보수 한도를 일제히 삭감키로 했다.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증대, 경영진과 임원들도 고통 분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도 보수한도 감액 행렬에 동참, 눈길을 끈다. 지난해 2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익을 올린 것과 다소 배치되는 행보라는 평가다. SK하이닉스가 이사 보수한도 총액을 줄이는 것은 2009년 이후 16년만이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이사 보수한도 총액을 150억원으로 줄인다. 전년 대비 25.0%(50억원) 축소한 규모다.
이사 수 축소도 영향을 미쳤다. 인원이 줄어드는 만큼 보수 총액을 축소하는 게 합당하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주총에서 이사 수를 기존 10명에서 9명으로 줄인다. 이에 1인당 보수 최고 한도는 20억원에서 17억원으로 조정될 방침이다.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업황이 침체된 배터리 기업들도 이사 보수를 낮춘다. 대내외 경영 악화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낸 배터리 기업들이 감액을 결단, 허리띠를 졸라매고 나서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분할·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보수한도를 삭감한다. 그간 80억원을 유지해온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0%(20억원) 한도를 줄인다.
성과에 보상 따른다…'오너 셀프 연봉 인상' 지적도
주요 기업 이사 보수 한도 증액안./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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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비롯, 항공·조선·방산 등 상대적 호황에 실적 개선세를 보인 기업들은 보수한도를 증액한다. 경영진 및 임원들의 책임경영강화 차원의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오너의 '셀프 연봉 책정'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우선 현대자동차는 이사 보수한도를 218억원에서 237억원으로 8.7%(19억원) 올린다. 앞서 14일 주총을 연 기아는 보수한도를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기아의 올해 이사 보수 총액은 전년 대비 118.8%(95억원) 오른 175억원으로 결정됐다.
정 회장이 올해부터 기아에서 보수를 수령하게 되면서 재계 '연봉킹'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그는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로부터 모두 115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 대비 6% 줄어든 규모이나, 올해 연봉은 대폭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올해 이사 보수 최고한도액을 기존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각각 33.3%(30억원) 확대하는 안건을 올린다.
이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이사 보수한도를 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올렸던 2023년 조 회장의 보수는 급증했다. 당시 조 회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서 각각 42억4000만원, 39억1700만원 보수를 수령, 각사 보수한도의 47.1%, 43.5% 비중에 달했다. 그의 연봉은 그해 재계 7위에 올랐다.
이어 황 교수는 "아무리 호실적을 냈더라도 경영진들은 항상 위기와 긴장감 속에 있어야 한다"며 "가령 SK하이닉스처럼 역대급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함과 동시에 '과도한 이사 보수'라고 판단해 하향조정하는 것, 이것이 결국 책임경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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