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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3 眞 김용빈 “미스터트롯3는 내게 치유...더는 외롭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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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3 톱7 연쇄 인터뷰]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궁극의 감성’, 압도적인 몰입감의 중저음으로 노래 첫 마디부터 ‘입덕’을 부르는 ‘첫 소절 종결자’. 티 없이 탱글탱글 흰 피부에 선이 고운 듯 큼지막한 이목구비가 빚어내는 ‘잘생쁨(잘생김+예쁨)의 정석’….

‘미스터트롯3’ 최종 진(眞)으로 뽑힌 김용빈(33)을 한마디로 규정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 음색, 발성, 기교, 성량, 표현력, 리듬감, 가사 전달력 등 노래를 완성하는 모든 요소를 매 무대 새롭게 창조해 자신의 이야기 속으로 청중을 흡입한다. 미스터트롯 시리즈를 통해 수많은 능력의 참가자들이 대중에 자신을 알렸지만, 김용빈 같은 독특한 품격의 아우라(aura)를 지닌 출연자는 처음이다.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여린 귀공자 같은 풍모에 2D 화면을 3D 느낌으로 전환해버리는 입체적인 외모, 굳이 힘든 안무 없이 눈웃음과 입매 변화만으로도 퍼포먼스가 돼버리는 표정 구현 등이 그를 돋보이게 하는 건 틀림없다. 하지만 가수 김용빈을 설명하기엔 부수적인 면일 뿐이다. 아니, 오히려 그의 호소력 짙은 감수성과 강약 조절, 고급스러운 구성과 무대 매너 등으로 완성되는 가창력이 미모에 가려졌달까.

무대 위 아름답게 성장한 서른셋의 김용빈과 예전 신동 시절 할머니한테 칭얼대다 어느덧 함께 노래하며 웃던 열세 살 소년 용빈의 모습이 겹쳐지는 순간, 그의 굴곡진 인생 여정이 영사기 돌리듯 펼쳐진다. 상처투성이 애처로운 존재는 세월의 가시에 찔리고 또 찔리지만, 따스한 봄 향기 같은 보살핌으로 구부러진 가지 끝에 붉고 화려한 장미를 틔워냈다. ‘미스터트롯3’ 도전에 대한 서사 그 자체만으로도 김용빈의 ‘인간극장’을 쓰고도 남겠지만, 김용빈의 ‘진짜’ 매력은 제대로 다 펼쳐내 보이지도 못한 듯하다.

‘이게 바로 김용빈이다’ 싶으면 또 다른 색채가 드러나고, 그런 장면에 적응이 좀 될라 치면 ‘어느새 초면’인 모습들이 툭, 툭, 튀어나온다. 날카롭고 차갑게 보이다가도 숨길 수 없이 새어나오는 허당끼, 그 사이를 비집는 왠지 모를 허술함은 순수함의 발로일 것이다.

트로트 신동으로 부여받은 재능과 더불어 노래에 대한 완벽주의에 뒤따르는 ‘예민미’가 지배했다가도, 장난기 어린 동료에 호응하며 목젖까지 한껏 제쳐 온몸을 내던지는 호방한 웃음 한번 터져버리고 나면, 고상하고 새침해 보이는 김용빈의 빗장이 풀어진다는 신호다.

미스터트롯3 최종 진에 오른 김용빈. 팀전 당시 '랜덤 게임' 장면. /미스&미스터트롯 유튜브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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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스터트롯3’의 진(眞)이 된 김용빈을 만나 나눈 인터뷰에서, 지면에 다 실리지 못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미스터트롯3’를 통해 얻은 것과 달라진 점 등에 대해 차근차근 풀었다. 김용빈을 시작으로 톱7 인터뷰를 차례로 싣는다.

◇”힘들고 괴로웠던 시간들 보상받는 느낌”

-7년간 긴 침묵 뒤에 ‘경연’에 나서면서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왔어요. ‘트롯전국체전(2020·이하 ‘트전’)’ 출전 당시 무대 공포증에 대해 언급한 적도 있는데요. ‘트전’ 뒤에도 아주 활발한 활동을 선보인 건 아니에요. 최종 결승 진출자 8인 대부분이 그 사이에 열렸던 각종 경연 무대를 통해 활동을 확장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래요. 무대에 대한 그리움과 갈증이 상당했을 것 같아요.

“수많은 고민과 설득 끝에 출연한 ‘트전’에서 5위를 했잖아요. 트전 때는 정말 오랜만에 무대를 하려니 노래가 제 생각만큼 되지는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꽤 괜찮은 순위였어요. 이젠 좀 잘 되려나 싶었는데,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뭔가 해보려면 벽에 막히고, 겨우 돌파한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또 예전 그 자리에서 맴도는 것 같은 거예요. 나는 ‘노래를 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 하는 마음이 되게 많이 들었어요.”

-본인이 꿈꿨던 모습과 실제의 괴리가 상당했나 보네요.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고 해도, 노래할 기회가 제 생각처럼 주어지는 건 아니었어요. 할머니의 바람과 팬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돼 어렵게 달아주신 날개였는데, 여러 가지 상황들로 꺾여 버렸달까요. 경연에 참가하고 활동을 재개하면서, 후배들에게 연락이 되게 많이 왔어요. 경연에도 나서보고 활동도 하려는 데, 잘 안 된다는 내용이 많았죠.

그럴 때마다 ‘굳은 의지로 해나가다 보면, 벽이 생길 때마다 더 세게 헤쳐나가다 보면 언젠간 대중이 너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다’라고 말했죠. 여러 조언을 나누는 중에서도 ‘네 중심을 지키고 진심을 잃지 마라’는 말을 빼놓지 않고 해주곤 했었는데, 정작 제 입장이 돼버리니, ‘노래 그만둬야 하나’ 하는 마음으로 지내기도 했어요.”

조선일보

미스터트롯3 진이 된 김용빈. 할머니 살아 생전 함께 있었던 모습. 그는 "한때 가수를 꿈꾸셨던 할머니의 꿈을 대신 이뤄드린 점과, 미스터트롯3에 나와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드릴 수 있어 고맙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TV조선


-그래도 노래를 놓지 않았어요.

“저 자신에게 다시 집중하라고 은연중에 말해왔던 것 같아요. 후배들한테 하는 조언은 곧 저한테 하는 당부이기도 할 테니까요. 할 줄 아는 게 노래밖에 없으니까, 단 하루도 노래 곁을 떠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결국 그 말씀대로 됐어요. 언젠간 대중이 그 진심을 알아줄 것이란 말이요.

“경연 때는 노래에 집중해야 하니까, 실감이 잘 가지 않긴 했어요. 그러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제 노래를 좋아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생겨나고 있구나 하는 게 느껴졌어요. 정말 고마웠죠. 그리고 정말 밤잠 안 주무시면서 응원해주시고 잘되라고 애써주시는 팬분들이 진짜 존경스러웠어요. 지금까지 힘들었고 괴로웠던 시간들을 보상받는구나 그런 마음이 들어요.”

미스터트롯3 10회 레전드미션 개인전 점수 확인을 하고 놀라는 김용빈. 그는 이날 전체 2위에 올랐다.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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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3 ‘진’에 뽑인 김용빈. ‘미스터트롯 재팬’ 특별무대 등을 통해 일본 활동 영역도 넓히게 될 그가 간단한 인사와 함께 미소라 히바리의 ‘흐르는 강물처럼(川の流れのように )’ 한소절을 팬들에 선사했다./촬영=최보윤 기자

◇김용빈의 긍정력…”그 모든 것이 경연의 일부”

이번 경연을 바라보면서 김용빈에게 놀라웠던 것 중 하나는 불과 1~2년 사이 마치 신동 시절 나날이 성장했던 것처럼 다방면에서 성장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누구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것이 아닌, ‘김용빈 장르’의 ‘생성형 진화’랄까. ‘트전’을 비롯한 그 이후 간간이 비춘 방송 무대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듯 감정을 가사에 실어 마음을 울리는 전달력이 상당했지만, 마스터예심 ‘애인’의 첫 소절부터 훨씬 묵직해진 발성과 흡인력 있는 소리는 이전과 차원이 달랐다.

어쩌면 웅장한 밴드 사운드 없이 피아노 선율 하나면 김용빈 목소리의 다채로움을 더 빨리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표정 연기까지 더해지면, 그는 마치 오페라 감독 같은 무대 연출력을 발휘한다. 그의 목소리는 현악기 연주자의 활이자 화가의 붓이며, 인생을 적어 내려가는 작가의 펜이었다.

-2~3년 전쯤 방송으로 기억하는데요. 김용빈씨의 목소리나 노래에 대한 감정 전달력 같은 것을 이야기하면서 ‘제가 한이 많아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사람들은 누구나 말 못할 것들이 다 있잖아요. 가정사든 뭐든.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을 텐데, 저는 그걸 이제 노래로 표현하는 거죠. 저는 그간 솔로 무대를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건 다 보여 드렸다고 생각해요. 단 한 분이라도 제 노래를 이해해 주신다면 그게 마음의 징검다리가 돼서 또 다른 분께도 언젠간 전달될 수 있겠다는 마음은 있었어요.”

노래에 대한 기교와 기술적인 해석 또한 뛰어나지만 김용빈이 풀어내는 무대는 그게 자신의 이야기이든, 보통 연인들의 이야기이든, 이미 떠나보낸 부모나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이든 그만큼 애절하고, 애닯기에 듣는 이들을 요동치게 한다. 그가 걸어온 길이 켜켜이 쌓여 노래에 묻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물집이 터지고 딱지가 앉아야 새살이 돋듯, 각자 가슴 한편에 깊이 묻어뒀던 추억과 아픔 같은 것들이 김용빈의 노래를 통해 상처를 공유하고 치유해 나가게 된다.

김용빈이 경연에서 선보인 ‘이별’ ‘연인’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타향살이’ 등을 보면 인생에서 겪는 사랑과 헤어짐, 미련, 아쉬움, 후회, 그리움 등에 관한 이야기지만, 그 대상을 ‘노래’로 치환하면 어느새 그의 이야기로 변해버린다.

노래밖에 모르고 살았지만 어느새 자신과 멀어진 것 같고, 다시 붙잡고 싶지만 잡히지 않고 정처 없는 부평초(浮萍草) 같은 자신을 얼마간 녹여냈달까. 마지막 ‘감사’ 한 곡 자체만으로 김용빈의 삶을 압축한다지만, 경연 전체가 ‘감사’를 완결편으로 하는 한 편의 김용빈 자서전인 셈이다.

<미스터트롯3 ‘진’에 뽑인 김용빈. 팬들을 위해 인생곡 ‘감사’ 한 소절을 불렀다.>

-레전드 미션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때는 고(故) 현철 가수와의 인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어린 시절 ‘우리 가요계를 이끌 최고의 가수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지요?

“어릴 때 현철 선배님이랑 워낙 친하기도 했고, 선배님 노래를 부르게 된다면 그 노래를 해보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여러 기억을 되짚으며 선배님이 잘 대해주셨던 것들, 선배님과의 좋은 추억을 다시 들려 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또 테크닉적인 면에서도 이 노래가 정말 어려운 노래거든요. 약간의 편곡을 거치긴 했지만 원곡 자체에서 오는 리듬감을 어떻게 살려내느냐가 관건이에요. 계속 같은 리듬과 음정, 박자가 있어서 노래를 부를 때 밀당과 테크닉 쪽으로 잘 써줘야 지루하지 않게 들려요. 그런 노래가 더 어려운 노래예요.

‘타향살이’도 비슷해요. 점점 잊히는 정통 트로트 명곡들을 다시 발굴하고, 잇겠다는 제 뜻을 담아내는 데 이만한 노래가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경연 곡으로는 너무 단조로운 게 아니냐는 분들도 있는데요, ‘타향살이’는 정말 아무도 할 수 없는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어르신 세대를 제외하고 저희 누구도 그 시대를 정면으로 살아낸 이가 없잖아요. 당시 분들의 마음을 떠올리면서 왜 이 노래가 만들어졌고, 왜 불렸는지 생각해가며 감정선을 그려나가요. 그 시절에 목놓아 울 법도 한데, 처연하게 마음속으로 울어 삼키는 것이죠.”

-그런 촘촘한 음악적 조탁의 과정이 있었군요. 대장전에서 부른 ‘연인’의 경우는요? 곡이 바뀔 뻔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경연 중에 선곡은 자주 바뀌기도 해요, 다행히 저는 예심 때부터 제 의견이 반영된 곡을 부를 수 있었어요. 제일 잘할 수 있는 건 본인이 가장 잘 알거든요. 다만 그때 목 상태가 너무 안 좋았던 점이 아쉬워요.

그때 메들리전 ‘용트림’ 팀이 ‘정통 트로트’ 장르였고, 제가 또 대장이잖아요. 정말 이 팀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지후형, 민수, 정인이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노래를 잘해도 정통 장르에 익숙하지는 않아서 글자 하나 발음 하나하나 다 가르쳐줬어요. 그러니까 거의 하루에 열 몇 시간을 그렇게 가르치며 2주를 보냈던 거 같아요.

그러다 제 목이 나가버렸어요. 또 안무는 연습을 하고 또 해도 익숙하지 않으니 틀리고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또 원래 춤을 잘 추는 애가 아니잖아요.(웃음) 그때 모두가 같이 다음 라운드에 올라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까운 점은 크죠. 여기서는 점수를 별로 잘 못 받았지만, 물론 여기서 좋은 점수 받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어쨌든 연예인은, 가수는, 대중의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잖아요. 경연하면서 사랑 듬뿍 주시고, 많은 격려와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1대1 데스매치 ‘이별’ 무대가 6위였던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완성도나 화제성 모두 높았는데도, 상대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요.

“저는 6등도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지후 형이 노래를 제대로 완벽하게 하지 못했잖아요. 그러니 제가 점수를 많이 받는 것도 이상하고, 적게 받는 것도 이상하고…. 제가 마스터의 입장이었어도, 데스매치에서 한 사람의 완곡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이 둘의 대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점수를 줘야 할지 그런 혼동이 올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미스터트롯3 진 김용빈의 1대1 데스매치 당시 비하인드 방송 장면/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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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매치 뒤 ‘비하인드’ 방송에서 지후씨와의 경연을 앞두고 선곡으로 고민했던 장면이 나왔어요. 그렇게 매번 자존심을 건 무대일 텐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 화도 나고 억울할 것 같기도 해요.

“제가 근데 원래 화를 잘 안내요. ‘좋은 게 좋다’ 하며 ‘나의 주어진 운명이다’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요? 억울하냐 하시면, 그런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보다 하고 넘어가야겠죠. 다 따지다 보면 스트레스 받아서 경연 못 하지 않을까요?(웃음)

저는 제가 선택한 길을 후회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지나간 건 지나간 거고, 후회해 봤자 그게 다시 돌아오지 않잖아요.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 결과는 분명 나타난다고 저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지난 일을 후회하고 있을 시간에 지금 현실에 닥친 일을 빨리빨리, 뭐라도 빨리빨리 하면 결과가 그게 더 낫지 않나 그렇게 생각해요.

앞으로 나아가야죠. 그래서 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무대에 오를 때 좋더라고요. 되게 뭐랄까, 이번 ‘미스터트롯3’에선 제가 하고 싶은 무대를 했고,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미스터트롯3’는 내게 치유…더는 외롭지 않을 것 같아

이번 경연을 보면 김용빈이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적지 않다. 팀전 때 “늘 혼자 하다가 같이 하는 게 처음이어서, 든든한 마음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가 하면, 준결승 1차전 2라운드 톱10 결정전에서 고득점을 기록한 뒤 대기실로 향하는 손빈아를 안아주며 “빈아야 잘했어”라는 장면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준결승 1차전 1라운드 ‘한곡대결’ 뒤엔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쟁자로 만난 동갑내기 손빈아를 향해 “너랑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활동하면서 좋은 친구가 생기는 게 참 드문데 니가 내 친구여서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적기도 했다.

“저는 이 프로그램 나오면서 진짜 생각한 게 뭐냐 하면, 참 잘 나왔다,는 거예요. 이때까지 고생했던 거를 다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고, 그다음에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에요. 제가 활동을 할 때 친구가 하나도 없었거든요. 학교 친구는 있어도 연예계엔 친구가 없었어요.

그 당시에는 젊은 사람 중에 트로트를 하는 사람이 없었고, 이런 스타일의 경연 프로그램도 없었죠. ‘동료’라는 면에서 언제나, 늘, 외로운 건 당연했고, 나만의 싸움을 하고 살았어야 했어요. 그런데 ‘미스터트롯3’에 나오게 돼서 많은 게 달라졌어요.”

-어떤 점에서요?

“제가 사람한테 막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살면서 상처도 많이 받고 해서 쉽게 마음을 잘 열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저희가 팀전을 준비하면서 정동진에 가서 합숙을 했잖아요. 그러다 저랑 동갑인 크리스 영(‘조수미 반주자’로 등장한 일명 ‘피트맨(피아니스트+트롯맨)’이라는 친구가 ‘용빈아 나는 네 음악성이 좋다’면서 제 선곡에 대해 편곡 아이디어를 주는 거예요.

처음에는 ‘나한테 왜 이렇게 해주지’ ‘대체 무슨 마음에서 이렇게 해주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인도 경연 중이고, 자기도 떨어지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서 어떻게 남을 도와줄 생각과 여유가 있겠어요. 그러다 그 친구가 저를 먼저 믿고 마음을 터주는 거예요.

경연하다 보면 힘들었다거나 마음에 안 드는 점도 생기잖아요. 또 각자 살면서 남들은 잘 모르는 상처나 어려움들도 있을 것이고요.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랑 결이 무척이나 맞았고, 그 친구를 보면 꼭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마음을 열게 된 거죠. 서로 도와줄 부분이 있으면 도와주기도 하고요.”

조선일보

미스터트롯3 김용빈과 동갑내기 절친 크리스 영의 티격태격 모습/미스&미스터트롯 유튜브




-예를 들어서요?

“크리스 영이 ‘이별’ ‘연인’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등 편곡하는 걸 도와줬어요. 저는 살면서 이렇게 배려심 많은 친구는 처음 봤어요. 저는 또 그 고마움에 크리스에게 트로트 맛내기를 더 알려주고요. ‘세상은 요지경’을 다시 들어보시면 ‘요지경 속이다’ 같은 부분의 음절과 가사 리듬이 기존의 노래들과 또 다르실 거예요.

또 역시 동갑이자 저에게 춤을 ‘전수’해 주느라 고생하는 (추)혁진이랑, 항상 든든한 빈아도 그렇고 다들 너무 착하고 거짓됨이 없어요. 우리 동갑내기 ‘원숭이들’(원숭이띠 출연진들이 서로를 부르는 애칭)뿐만 아니라, 톱7 모두 서로 챙기고 뭐든 더 도와주려 해서 정말 신기해요. 여기 와서 진짜 좋은 친구들을 사귄 것 같아요.”

-앞으로 스핀오프 등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할 텐데요. 진짜 도전해 보고픈 필사의 노래라거나 장르 같은 게 있을까요?

“저는 춤을 한번 엄청 잘 춰보고 싶어요. 친구 혁진이가 있어서 그나마 진짜 다행이에요. 저희 시절 때만 해도, 세미 트로트라 해도 춤을 엄청 많이 추고 그런 게 아니었어요. 율동식으로 좀 하는 정도였는데, 요즘엔 흐름이 그렇지 않잖아요. 안무도 격해지고 춤을 많이 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춤을 잘 춰보고 싶은 게 있어요. 기대하세요!(웃음)”

미스터트롯3 ‘진’에 뽑인 김용빈.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 사랑빈 ‘팬카페’ 회원들을 위해 인사하고 있다. 진 공약 ‘일일카페서 50분 커피 타드리고 담소 나누기’를 실천하기 위해 커피 내리는 연습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결승전 ‘진’이 된 뒤 그는 바로 다음날 공약을 지키기 위해 30분 정도만 잠을 자고 카페 준비에 나섰다고 했다. /촬영=최보윤 기자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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