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연구팀, 나노 기반의 ‘고에너지 경량 와이어’ 기술 개발
한국전기연구원(KERI) 나노융합연구센터 한중탁 박사팀이 기존 합성섬유 공정 방식을 그대로 활용해 웨어러블(wearable) 전자기기의 근간인 ‘기능성 와이어(wire)’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사람의 손목, 귀, 눈과 같이 몸에 부착하거나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기기는 스마트 시계·안경·이어폰 등 다양한 형태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이러한 기기의 핵심은 가볍고, 오래 가는 성능을 보유해야 하는 것에 있다. 여러 노력이 있는데 중요한 소재 중 하나는 전기가 통하는 기능성 와이어이다.
CNT 기반의 ‘고에너지 경량 기능성 와이어’ 제조 공정. [사진=전기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6각형 고리로 연결된 탄소들이 긴 원통형 모양을 이루고 있어 유연성도 뛰어나다. CNT는 소량의 첨가만으로도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여주기 때문에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무거운 구리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한중탁 KERI 박사팀은 먼저 CNT 표면에 용매와 친한 ‘산소 기능기’를 도입하기 위해 소량의 강산과 첨가제를 넣고 반죽했다. 저온(섭씨 2℃)에서 일정 시간 보관했다.빵이나 국수를 만들 때 밀가루에 물과 첨가물을 섞어주고 반죽을 하면 숙성 되는 방식을 모방한 것이다. CNT가 저온에서 기능화될 경우 표면에 결함 구조가 최소화돼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100나노미터(nm) 정도로 크기가 제한된 ‘산화 그래핀을’ 첨가했다. 이후 기존 합성섬유 제조 방식과 같게 다수의 작은 구멍을 통해 CNT 용액(도프, dope)을 여러 갈래로 방사(spinning)했다.
이 과정에서 크기가 조절된 산화 그래핀은 CNT 용액의 분산성을 높이고, 방사 중 노즐이 막히는 현상이 크게 줄었다. 마지막으로 산소 기능기가 도입된 CNT는 방사 과정을 거친 뒤 상호 수소 결합에 의해 거미줄처럼 하나의 가닥으로 접합돼 기능성 와이어로 탄생했다.
건국대 이위형 교수 연구팀에서는 산소 기능기를 보유한 CNT 와이어가 유해가스 유무를 판단하는 가스 센서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소방대원의 화재 진압이나 국방 분야 등 스마트 의류에 크게 적용될 수 있는 기능이다.
KERI 한중탁 박사와 KIMS 김태훈 박사(앞줄 왼쪽부터)를 비롯한 연구팀이 각각 CNT 용액과 와이어, 목걸이형 슈퍼커패시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전기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발행하는 나노과학 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인 ‘ACS Nano’에 관련 논문이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