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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시티 소칼로에서 촛불 집회 중 서로를 끌어안으며, 할리스코 주의 한 목장에서 발견된 희생자들의 유해를 추모하고 있다.
최근 갱단과 연계된 화장터로 추정되는 장소가 발견돼 여론이 들끓고 있는 멕시코에서 실종자들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현지시간 16일 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의 인권단체와 실종자 수색 단체를 비롯한 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실종자 문제와 관련해 당국의 미진한 대처에 분노를 표하며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시위는 화장터가 발견된 할리스코주와 수도인 멕시코시티를 포함해 티후아나, 베라크루스, 산루이스 포토시, 캉쿤 등 전국 각지에서 벌어졌습니다.
1만㎡ 규모의 농장 한 편에 마련된 화장터 주변으로는 성인 키를 넘는 벽이 둘러쳐져 있으며, 벽 안쪽에는 가건물 형태의 크고 작은 시설물이 3∼4개 마련돼 있었다고 멕시코 검찰은 밝혔습니다.
이 장소는 멕시코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국제 마약밀매 갱단,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 연관된 단체가 신입 단원을 훈련하며 시신을 처리한 곳으로 추정됩니다.
한 실종자 수색 단체는 이 장소를 "비밀 화장터가 있는 '학살 센터'"로 묘사했습니다.
이날 거리로 쏟아져나온 시위대는 신발과 양초를 바닥에 놓고 실종자들을 추모했습니다.
아들이 지난해 3월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 레온에서 실종됐다는 아우로라 코로나(58)는 "나는 아들과 모든 실종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려고 이곳에 왔다"라며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끔찍함을 알게 돼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학생 후안 카를로스 페레스(22)는 이번 시위가 지난 20년간 멕시코의 치안과 사법 기관을 비웃어 온 만연한 폭력 범죄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내가 혹은 우리 어머니나 아버지가 당할 수도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멕시코 당국이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난 2006년 이후 공식 집계된 실종자 수는 12만 4천여 명에 달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손기준 기자 standar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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