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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 (월)

규제 탓에 힘 잃은 韓 벤처 생태계...인기협 "도 넘는 플랫폼 공격, AI-인재 확보 모두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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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현 기자]

국내 스타트업·벤처 생태계 침체가 기술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국내가 디지털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트렌드로 인공지능(AI)이 대두되는 시대에 투자 위축에 따른 국내 AI인재 이탈과 강력한 규제가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 산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 환경 조성과 관련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대안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기술↑ 한국 경쟁력↓

31일 인터넷기업협회가 발간한 '2025년 1월 이슈&트렌드'에 따르면 AI 위주 기술 혁신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의 까다로운 규제와 취약한 투자 환경이 디지털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효성 낮은 정책과 강도 높은 규제가 지속되면서 디지털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술 발전에 대한 사회적 영향과 규제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25'는 '다이브 인(Dive in)'이라는 주제로 첨단 기술의 실생활 적용과 실용성을 중점적으로 선보였다. 이와 함께 디지털 기술이 인류 미래를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 제시하며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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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생성형AI, 반도체, 자율 주행 등 주요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압도적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또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을 기반으로 자국 내 거대한 데이터와 내수시장을 통해 빠른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이 제한적이며 국내 시장을 선도하기 보다는 따라가는 입장이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강력한 규제와 투자 감소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규제와 환경적 인프라의 부족으로 인해 디지털 경쟁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와 국민 삶의 질 저하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지닌다.

이에 대해 인기협은 "네이버는 세계 3번째로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했으나, 영어권 중심의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 경쟁력이 낮다"며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뛰어난 생산역량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지배력이 제한적이고 응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 생태계 구축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기업 경쟁력 뿐만 아니라 인재와 연구, 생태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주도국과 격차를 보이는 중이다.

트럼프 만난 규제, 글로벌 경쟁력 발목

인기협에 따르면 우리 당국은 다른 국가보다 플랫폼 기업 등 디지털 산업 등에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OECD 디지털 서비스 무역 제한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디지털 규제 지수는 0.22점으로, 영국과 미국, 일본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내 국가인 독일, 프랑스 등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규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있어 우리나라의 발전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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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자국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트럼프는 AI을 미국의 핵심 전략 자원으로 삼고 있어 빅테크 투자와 지원을 강화해 기업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열린 취임식에서는 빅테크 기업 수장들이 국무위원들보다 앞자리에 배석되기도 했다. 이에 강경한 규제 입장을 보이던 EU도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시장법(DMA)에 의한 조사들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하는 등 규제 범위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한국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조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 기업에 대해 자사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최혜대우 요구 등 4대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에서도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 규제' 관련 법안만 17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인기협은 "과거부터 한국은 정부 각 부처의 개별 규제와 실효성 낮은 정책, 불명확하고 경직된 규제입법 시도가 산업 성장의 걸림돌로 지적되어 왔으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I시장은 커지고 인재는 줄고

인기협에 따르면 강력한 규제는 투자 환경의 위축, AI 등을 활용한 신규 창업 기회를 줄여 일자리 감소로까지 이어진다. 성장이 불투명해지면서 재정 안정을 위한 신규 채용 감소가 확대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AI 인재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AI 시장의 성장세는 거센 가운데 관련 인재 부족은 심각해지는 셈이다.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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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AI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과 '인공지능 구축관리 및 관련 정보 서비스업' 분야에서 매년 매출액과 종사자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과 2023년을 비교하면 매출은 1조9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으로 1.7배 증가했습니다. 반면 AI 개발자 부문 인력 부족은 현재 채용 인력인 전체 8579명 중 5257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AI 인재에 대한 수요가 더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AI 인재는 계속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OECD가 발표한 회원국의 AI 인재 이동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23년 기준 인재 유출국에 해당된다. 지난 2019년 1만명 중 0.3명 순유출에서 2020년 0.23명 순유입으로 변화했다가 점차 유입이 줄고 유출이 증가해 인재 유출국으로 바뀌고 말았다.

지난 2020년 팬데믹 상황이 미친 영향을 고려한다면 해당 시점에 있었던 순유입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다시 기술인력이 유출되는 상황으로 복귀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인기협은 "국내에서 AI 인재가 떠나가고 있다는 것은 2025년 기술·산업 트렌드가 AI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현재 매우 큰 손실"이라며 "앞으로 AI 인재가 국내에 정착할 수 있도록 발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를 포함 국내 디지털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해당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기술 발전 등 경쟁력 확보, 규제와의 균형이 필요하다. 인기협은 "파격적이고 적극적인 규제 개선과 투자 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건강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며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의 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하고, 디지털 접근성 강화와 디지털 격차 해
소, 데이터 주권 확보 등을 통해 국민 모두가 기술 발전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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