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가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옹하며 환영하고 있다. [사진 =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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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미디르 젤렌스키는) 영국 전역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다음 날인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총리 관저 앞 다우닝가 10번지를 찾은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얼굴에 일순 웃음꽃이 번졌다. 관저 주변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기다리는 인파가 모여든 가운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악수와 포옹으로 그를 맞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굳건한 지지 의사를 표출한 덕분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언제까지든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전쟁 시작부터 큰 지지를 보내준 영국 국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방문 당시 스타머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 =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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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치자 ‘대서양 동맹’인 유럽 국가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적 관점’에 실망한 이들은 미국 없이 자력으로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안보 강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등 단결하는 분위기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10여 개국 정상들은 2일 런던에서 긴급 안보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와 유럽 평화유지군 배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냉랭해진 대서양 동맹의 가교 역할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6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긴급 정상회의에서 유럽의 안보와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안에 대안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파리에서 열린 유럽 정상 긴급회의에서 영·프 정상 [사진 =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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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내고 유럽 자체 핵우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한 뒤 성명을 통해 “침략자는 러시아고, 공격받은 이들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또 같은 날 포르투갈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핵 억지력 문제에서 더 큰 자율성을 원한다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프랑스의 핵 교리(독트린)에 있어 프랑스의 중대한 이익에는 항상 유럽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유럽의 안보를 위해 미국 대신 자국의 핵 억지력을 유럽 국가들에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카야 칼라스 EU 고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X(엑스)를 통해 “오늘 자유세계에는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이 도전을 받아들이는 것은 유럽인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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