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자 장사" 쓴소리 터져도…'요지부동' 대출금리, 2월엔 내릴까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추이/그래픽=이지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출금리 '요지부동'에 여기저기서 은행권을 향한 쓴소리가 나온다. 대출금리와 달리 예금금리는 뚝 떨어지면서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설 연휴 이후 점차 대출금리의 낙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권은 대출 총량 추이를 따져보며 소극적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4일 기준 고정형(5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3.477~5.30%로 집계됐다. 약 2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말(3.492~5.43%)과 견줘 하단이 0.015%포인트(P) 내린 데 그쳐 사실상 변화가 없다.

4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금리 인하기에 들어섰는데도 최근 두 달간 내려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12일(3.427~5.32%)이나 2주 전인 1월9일(3.461~5.30%)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하순에는 오히려 주담대 금리 하단이 4%까지 오른 적도 있었다.

은행들은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준거 금리가 되는 시장금리가 선반영 등의 영향으로 떨어지지 않아 대출금리 인하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해 12월부터 줄곧 3%대를 기준으로 횡보하고 있다.

국내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는 미 국채 금리(10년물)가 오르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부터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들어간다고 시사하자 지난해 12월 미 국채 금리는 빠르게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취임도 변수다. 미 국채 금리는 트럼프의 유화적 태도에 내려가다가 캐나다·멕시코 등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에 반등하는 등 불안정하다.

반면 이 기간 정기예금 금리는 대출금리와 달리 기준금리 인하분이 충분하게 반영됐다. 4대 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대표상품 금리는 24일 기준 모두 3%로 지난해 11월 말(3.35~3.37%) 대비 최대 0.37%P 하락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상반된 모습에 은행권은 '이자장사' 눈총을 받고 있다. 최근 일부 은행들이 가계대출이 폭증했던 지난해 7~8월 주담대에 적용한 가산금리를 소폭 낮췄으나 대출 규제가 쏟아지기 전인 지난해 6월 말 고정형 주담대 금리(3.07~4.33)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자 금융당국에서도 은행권의 적극적인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간담회에서 "작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가산금리 인하 속도나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6일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가계·기업이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대출금리 전달 경로와 가산금리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정치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은행 가산금리 손질 필요성을 언급했다.

은행권은 다음달부터는 대출금리 인하가 눈에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급격한 대출금리 인하가 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더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억제에 어려움을 겪은 뒤 올해는 월별·분기별 관리를 위해 매일 대출 신청 추이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