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한국에도 '청소년 계정' 정책 시행
부모 동의 없이 하루에 1시간 이상 이용 불가
학부모 대다수 환영 의견…자녀와의 갈등 우려도
[뉴욕=AP/뉴시스] 한 스마트폰에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앱) 로고가 뜬 모습. 미국 뉴욕에서 촬영. 2020.1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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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1. 인천 연수구에 사는 중학교 3학년 김모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앞으로 인스타그램을 하루에 1시간 이상 이용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친구들과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대화를 주고받았다. 릴스를 통해 재밌는 영상을 시청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그에게 인스타그램 제한 조치는 사실상 인스타그램을 쓰지 말라는 것과 같다.
#2. 경기 부천시에 사는 오모(49)씨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가입했다.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이용자에게 서비스 이용 시간을 제한한다는 뉴스를 봤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스타그램 때문에 딸이 새벽에도 잠을 자지 않아 불만이었던 오씨는 자녀의 인스타그램 사용을 감독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가입했다. 그는 딸의 '청소년 계정' 적용 시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인스타그램이 최근 국내 청소년 이용자를 대상으로 앱 이용 시간 등을 일부 제한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순차 적용 중이라 모든 청소년 이용자가 현재 적용된 건 아니다.
하지만 청소년 이용자들은 언제부터 본인 계정에도 적용될지 걱정하고 있다. 반대로 청소년 이용자를 둔 일부 학부모는 하루빨리 자녀에게 인스타그램 새 정책이 적용되길 바라고 있다.
부모 동의 없으면 하루에 1시간 이상 인스타 못한다
[서울=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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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이용자에게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 조치는 '사용 제한 모드'와 '일일 시간 제한'이다.
일일 시간 제한은 전체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걸 말한다. 인스타그램을 하루에 1시간 이상 사용 시 앱을 닫으라는 알림(일일 시간 제한)이 뜨도록 기본 설정된다. 보호자 설정에 따라 앱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다만 청소년 이용자는 보호자에게 일일 이용 시간 추가를 요청할 수 있다.
또 계정이 자동으로 비공개 전환된다. 이용자 자신이 팔로우한 사람이면서 자신을 팔로우한 사람과만 대화(DM)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자신을 팔로우하지 않은 이용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확인할 수 없다.
이용자에게는 검색 결과와 탐색 탭, 릴스, 피드의 추천 콘텐츠에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콘텐츠가 덜 보이도록 자동 설정된다.
인스타그램이 이 정책을 시행한 데는 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과이용을 막기 위해서다. 국내외 막론하고 SNS 과이용이 학업·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사회적 문제로 제기됐다. 이에 인스타그램이 선제적으로 자율규제에 나섰다.
학부모, 인스타 새 정책 '대환영'…자녀와의 불화 우려도 나와
[서울=뉴시스] 인스타그램 청소년 계정 관리·감독 설정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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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스마트폰 이용자는 카카오톡 대신 인스타 DM을 이용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수많은 청소년이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10대 앱 설치 수 1위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10대 스마트폰 사용자의 인스타그램 앱 신규 설치 건수가 338만건에 달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딸을 둔 최모(46)씨는 "(딸이) 밥 먹을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 놓지 않았는데 인스타그램 문자(DM) 때문이었다. 앞으로 1시간밖에 못 한다니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딸을 둔, 인천 연수구에 사는 이모(47)씨는 사용 제한 모드가 적용되는 시간대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오후 10시부터 이용 제한한다니 반갑지만 마음 같아서는 오후 8시부터 사용을 막았으면 좋겠다"며 청소년 계정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청소년 계정 정책에는 찬성하지만 자녀와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될 것 같다고 걱정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자녀의 인스타그램 일일 이용 시간 허용치를 늘리려면 부모 동의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자녀와 불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갑자기 왜 그런지 인터넷에 검색해 알았다. 딸이 내 계정에 접속해 앞으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겠다는 거 아니겠는가"라며 "대화로 딸의 의도를 알아냈으나 적반하장으로 자신의 취미를 건들지 말아달라 하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 생겼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박모(47)씨도 인스타그램 정책에 환영하면서도 청소년들이 대체 앱을 찾으면 의미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인스타그램을 오래 못 써 나타난 자녀의 스트레스가 가족 불화로 이어질 듯싶다"며 "강제로 막는 것도 좋지만 부모와 학교가 책임감을 가지고 SNS 중독을 막기 위한 교육도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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