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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일)

저비용 AI 시대 개막?…딥시크 등장에 국내 업계도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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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R1, 오픈AI o1 성능 일부 능가
韓 AI 업계, 긴장보단 기대…"선택지 넓어져"


중국 베이징의 한 사용자 휴대전화 화면에 딥시크 애플리케이션이 구동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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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오픈소스 기반 대형언어모델(LLM) 'R1'을 공개하며 국내 AI 업계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AI 모델 개발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수로 여겨졌지만, 딥시크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내는 AI 모델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비용 절감과 기술 최적화 방식이 중소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AI 투자 확대가 뒷받침돼야 기회를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의 AI 모델 R1은 성능 테스트에서 오픈AI의 'o1'을 일부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R1은 o1처럼 추론에 특화된 AI 모델로, 문제를 단계별로 분석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연쇄적 사고방식을 갖추고 있다.

R1은 수학, 코드 작업에서 o1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다. 기술 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R1은 미국 수학 경시대회에서 79.8%의 정확도를 기록해 o1(79.2%)을 앞섰으며, 코딩 테스트에서도 65.9%의 정확도로 o1(63.4%)을 넘어섰다.

주목할 점은 R1이 적은 비용으로 개발됐다는 것이다. 딥시크는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로 2개월 만에 R1을 완성했다. 오픈AI 등 미국 기업들이 AI 모델 개발에 최소 1억 달러(약 1438억원)를 투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비용이다.

또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저사양 GPU 'H800'만으로 AI를 학습했다고 주장했다. 첨단 칩 대비 성능이 절반 수준인 하드웨어로 오픈AI의 경쟁 모델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오픈소스 기반 대형언어모델(LLM) 'R1'을 공개하며 국내 AI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용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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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고성능 AI를 구현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오픈소스 전략'과 '전문가 혼합 기술'이다. 딥시크는 모델과 학습 데이터를 무료로 공개해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기존처럼 모든 코드를 새로 만들 필요 없이 검증된 소스를 활용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 AI 연산 자원을 최적화하는 전문가 혼합 기술을 적용해 특정 작업에 필요한 연산만 선택적으로 수행하도록 해 연산 부담을 줄이고 성능을 극대화했다.

국내 AI 업계는 딥시크의 저비용·고효율 AI 모델 개발을 기회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국내 AI 모델 개발사 관계자는 "미국의 강력한 대응, 미중 정세 등도 중요한 요소가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AI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저비용·고효율 트렌드에 발맞춰 개발한다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타트업 업계는 운영 비용 절감 측면에서 딥시크의 등장을 더욱 반기는 분위기다. 스타트업들은 그동안 오픈AI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높은 비용을 부담했고, 서버 구축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 생성형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 김동환 대표는 "스타트업은 오픈소스를 활용하거나 자체 모델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선택지가 넓어졌다"며 "기존 여러 모델을 활용하는 가운데, 품질과 비용 측면에서 더 나은 대안이 하나 추가된 셈"이라고 말했다.

R1의 학습 방식이 공개됐다는 점에서 AI 모델 개발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계기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픈AI는 자사의 AI 모델 동작 방식을 오픈하지 않아, 추론 방식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어려웠지만 R1 발표를 통해 강화학습과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 형태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강화학습과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 형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만큼 이를 응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기법 측면에서 중요한 고지를 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용 절감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국내 중소기업들이 이를 실무에 적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 교수는 "빅테크의 막대한 투자와 비교한 상대적 개념일 뿐, 중소기업이 쉽게 도입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비용 절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GPU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국내 기업들은 AI 모델을 자체 개발하는 과정에서 GPU 비용과 공급망 문제로 지속적인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이번 결과를 통해 한국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며 "GPU만 확보된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GPU 문제는) 민간 기업이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부 지원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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