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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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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올해 中 낸드 생산량 축소… “수익성 악화에 감산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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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팹)./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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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공장을 중심으로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낸드 공급 과잉 국면이 이어지면서 올해 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자 수익성 방어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낸드 공급 규모를 늘리는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현재 낸드 공정으로는 과거와 같은 압도적인 생산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대 낸드 생산 기지인 중국 시안 공장의 낸드 웨이퍼 투입량을 기존 대비 10% 이상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월평균 20만장 수준이었던 시안 공장의 웨이퍼 생산량은 17만장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화성 12라인과 17라인 역시 공급량 조절에 나서면서 전체 생산능력이 하향 조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낸드 공급과잉으로 인한 적자를 줄이기 위해 감산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낸드 웨이퍼 투입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며 공급 과잉 해소에 나섰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도 잇달아 감산에 돌입해 낸드 가격이 정상화된 바 있다. 이후 수요가 회복되면서 삼성전자는 다시 월평균 생산량을 45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낸드 시장에서는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 일본 키옥시아,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 중국 YMTC 등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생산능력과 점유율은 아직 삼성전자가 1위지만 주요 수요처인 PC, 모바일, 서버 등에서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심화하며 점점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고정거래가격은 10월 말 기준 3.07달러로, 전월(4.34달러) 대비 29.18% 하락했다. 이 제품 가격은 지난 8월(4.9달러) 이후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지난달에는 9월(-11.4%)보다 하락 폭이 컸다.

인공지능(AI) 메모리로 각광받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강력한 수요를 나타내며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수익을 냈지만, 이마저도 최근 들어 주요 업체들의 재고가 누적되면서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는 앞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던 기업용 SSD 제품 가격이 지난해 4분기 0~5% 상승에 그친 뒤, 올해 1분기에는 5~10%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올해 낸드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낸드 기술력에 자신감이 붙은 SK하이닉스는 특히 기업용 SSD 분야에서 높은 매출과 이익을 올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낸드 가격 추이와 공급과잉 상태를 감안하면 감산이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SK하이닉스가 공급 규모를 높이는 것은 삼성에 비해 비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렌드포스는 “낸드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1년 이상 장기 침체를 겪다가, 올 들어 AI용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기업용 SSD 제품군을 중심으로 업황 반전 기회를 마련했지만 다시 침체 기로에 섰다”고 설명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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