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며 경례를 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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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종료를 열흘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등 적대국에 대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더 촘촘히 조이는 규제를 준비하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미국 테크 기업들의 로비단체인 정보기술산업협회(ITI)는 해당 규제가 “해외에 컴퓨팅 시스템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들의 능력에 제약을 가하고 글로벌 시장을 경쟁자에게 양도하는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 같은 반발은 바이든 행정부의 AI 반도체 수출통제를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다. 한국·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제한 없이 엔비디아·AMD 등 미국 기업이 만든 반도체 칩을 살 수 있지만, 중국·러시아·북한·이란 등 적대국은 수입이 사실상 금지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조치를 이르면 10일(현지시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바이든 정부는 2022년에도 첨단 AI 칩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후 여러 번 제한 범위를 넓혀왔으며, 지난해 12월에는 AI 연산 보조 역할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도 막았다.
이번 마지막 조치로 미 정부는 AI칩 수출 통제 범위를 사실상 전 세계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AI가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뢰할 수 있는 국가만 고성능 반도체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된 기업들은 반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세계 대부분에 수출을 제한하는 막판 규정은 (AI 반도체) 남용 위험을 줄이기는커녕 경제 성장과 미국의 리더십을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슨 옥스먼 ITI 회장도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중요하고 복잡한 규칙을 서둘러 완성하는 것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히려 이런 규제가 역설적으로 미국의 기술 지배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기업이 해외에 고급 칩이나 서버를 판매할 때마다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 지친 고객들은 품질이 낮더라도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중국산 대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 규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다만 중국 억제에 있어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초당적인 강경 노선을 따르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인도 첫 임기 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한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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