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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사설] ‘국격 맞는 수사’ 바란다면 윤석열이 자진 출두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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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대통령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 입건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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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대통령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불법적으로 막아 입건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3차 소환끝에 10일 경찰에 출석했다. 박 처장은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대통령을 수갑 채워 끌고 가는 것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경찰 소환에 불응하다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하자 출석해 연막을 피우는 박 처장이나, 윤석열 탄핵조차 반대한 권 비대위원장의 ‘국격’ 운운은 기만적 술책이다. 정말로 국격을 걱정한다면 불법계엄으로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넣고도, 법집행에 불응한 채 관저에 버티고 있는 내란 수괴를 비호해선 안된다.

박 처장은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하면서 “대통령 신분에 맞는 수사절차가 있어야 한다”며 체포영장 집행 중지를 주장했다. “물리적 충돌이나 유혈 사태는 안된다”고도 했다. 터무니 없는 적반하장이다. ‘유혈 사태’ 운운하며 정당한 법집행을 방해하겠다는 속셈이 뻔히 드러난다. 윤석열이 체포 대상이 된 것은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된 뒤에도 수사기관의 소환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일체 불응했다. 그것도 모자라 극우세력을 향해 “끝까지 싸우겠다”며 내란을 선동하고 있다. 국가 법질서와 정치 안정을 파괴하며 지금도 국격을 추락시키고 있는 장본인이 윤석열이다.

박 처장의 출석이 영장 집행을 늦추고 극단적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잔꾀임을 모를 국민은 없다. 박 처장은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같은 혐의로 10~11일 사이 소환 통보를 받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은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들을 지체없이 긴급체포해 경호처의 불법 행위를 엄단해야 한다.

‘내란및 외환’의 중대범죄를 저지른 현행범 윤석열을 체포·수사해 소추하는 것은 무너진 국가기강을 세우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절차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국회에서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 집행에 협조하는 것이 모든 국민의 의무”라고 했다. 윤석열 측의 불법적 체포 주장이 터무니 없을 뿐더러 법앞에 대통령도 예외가 아님을 사법부가 거듭 확인한 것이다. 그런 윤석열에 대해 신분과 국격 운운하면서 법에 없는 특별 대우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진정 국격 훼손을 걱정한다면 윤석열은 지금이라도 스스로 관저에서 걸어나와 공수처 수사를 받으면 된다.

내란 세력의 기만과 선동 때문에라도 윤석열의 조속한 체포와 격리 필요성은 더욱 뚜렷해졌다. 공수처와 경찰은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체포영장을 반드시 집행함으로써 국가 법질서의 엄중함을 확인해야 한다. 그것이 국격을 세우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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