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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백골단’이 국회에 버젓이…“국힘, 깡패집단 공인하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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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91년 백골단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숨진 명지대생 강경대 사건 규탄 집회에 참석한 학생을 경찰 체포조가 연행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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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정권의 국가폭력을 상징하는 ‘백골단’을 자처한 극우 청년조직을 국회에 대동하고 12·3 내란사태 비호에 나선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스스로를 ‘반공청년단’이라고 칭한 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김 의원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반공청년단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저지하겠다고 나선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구성됐다.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은 이날 “백골단은 반공청년단의 ‘예하 조직’”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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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단. 한겨레 자료사진


문제는 이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백골단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데 있다. 백골단은 1980~1990년대 민주화 시위대를 과격하게 진압·체포했던 사복 경찰 부대를 일컫는 별칭이다. 제복 대신 사복을 입고 하얀 헬멧을 썼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1991년 4월26일 학원 자주화 투쟁에 참여한 명지대 경제학과 1학년 강경대 열사가 백골단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숨지면서 당시 노태우 정권을 향한 국민적 항거의 도화선이 된 바 있다.





반공청년단이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면서 독재정권을 폭력으로 옹위한 공권력의 이름을 빌려 민주 질서를 부정하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의 백골단이 그랬듯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반공청년단 소속 청년들 역시 하얀 헬멧을 쓰고 있었다. 김 단장은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체포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중화기로 무장한 경찰 특공대를 투입해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를 하는 것은 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백골단을 운영하는 반공청년단 역시 1960년 자유당이 이승만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3·15 부정선거를 획책하며 전국의 폭력조직을 규합해 만든 선거전위대와 이름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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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겠다고 나선 ‘반공청년단’을 소개하고 있다. 케이엔엔(KNN) 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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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의 비판은 거리에 머물던 극우 조직에 집권 여당 정치인이 정치적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데 집중됐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불법 폭력단체로 규정해야 마땅한데, (김 의원이) 국회로 진출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엑스(X·옛 트위터)에 “진짜 미친 것 같다. 국민의힘에서 정식으로 인정하고 창설해 준 (꼴)”이라며 “민주주의에 반하는 이런 깡패집단이 2025년도에 창설됐다니”라고 한탄했다. “계엄령에 백골단까지 한국이 세계 최초로 타임머신을 만든 듯”이라며 비꼬는 반응도 나왔다.



김 의원이 백골단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엑스에 “김민전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백골단으로부터 당한 폭력이 신체장애로, 혹은 정신적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분들이 적지 않을 터(인데) 축구 선수조차 나치 경례를 하면 징계를 받는데 국회의원이라는 자가 이럴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2·3 내란사태 이후 윤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두둔하는 행보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한남동 관저 주변에서 열린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 참석해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소추에 찬성한다고 나선다. 이것이 바로 탄핵의 본질”이라는 자칫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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