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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최태원 "SK, 엔비디아 요구 뛰어넘었다…HBM 우위 자신"[CES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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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현장 찾아…SK·삼성 부스 참관

“HBM 개발 속도 ‘역전 현상’ 일어나기 시작”

HBM 동맹 굳건…젠슨황과 올해 공급량 확인

“SK 포트폴리오와 AI 데이터센터 매칭 가능”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자신했다. 그동안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요구 속도에 맞춰 제품을 개발했다면, 이제는 이 요구를 뛰어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8일(현지시간) ‘CES 2025’ 메인 전시관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간담회를 열고 “최근 SK하이닉스 개발 속도는 엔비디아 요구를 넘기 시작했다”며 “언제 뒤집힐지 모르지만 이제는 역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000660)는 5세대 HBM3E 제품을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8단 제품을, 지난해 4분기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16단 제품 역시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올 상반기 중 엔비디아에 시제품을 보내고 품질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6세대 HBM4 제품의 경우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최 회장이 개발 속도가 빨라졌다고 언급한 것은 이들 제품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에서 HBM 동맹을 더 굳건히 다졌다. 최 회장은 “올해 HBM 공급량은 실무진에서 이미 결정됐고 (이번 만남에서) 그걸 확인하는 정도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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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전시 부스내 마련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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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데이터센터’ 지목…“중점 추진 과제로”

최 회장은 AI 시대 반도체를 이을 SK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AI 데이터센터를 꼽았다. SK하이닉스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을 필두로 AI 메모리 주도권을 쥐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 역시 수익성에 기여할 수 있으리란 전망에서다. 최 회장은 “SK는 메모리 외에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도 제공할 수 있다”며 “SK가 가진 포트폴리오와 다양하게 매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CES의 590평(1950㎡) 규모 SK 전시관에서 AI 데이터센터 기술이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한 이유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가 AI 산업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의견도 밝혔다. 최 회장은 “AI는 이제 좋든 싫든 해야만 하는 것이고 이 경쟁에서 뒤처지면 반도체·조선·철강 등 그동안 우리가 자랑하던 모든 산업 경쟁력이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AI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인터넷 환경이나 증기기관처럼 모든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 변화를 만들고 있는 산업”이라고 역설했다.

한국의 AI 독립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필요한 건 스스로 만들어야지 남에게 영원히 의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제조업이나 로봇 AI 등 특정 지역을 전략화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 차원의 AI 산업 특화 없이 기업 차원에서 성장을 추구하면 규모와 실력 모두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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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CES 2025’ 현장을 방문해 SK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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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글라스 기판 세일즈…“방금 팔았다”

최 회장은 이날 간담회 전 SK그룹 전시관을 둘러봤다. 그는 전날 SK텔레콤이 발표한 북미향 AI 에이전트 ‘에스터’ 시연에서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해 질문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SKC의 글라스 기판 앞에서는 잠시 멈춰 선 뒤 제품 모형을 손으로 들어 올려 보이며 “방금 팔고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이날 오전 젠슨 황 CEO를 만났다는 점에 미뤄 글라스 기판의 엔비디아 공급 논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어 찾은 삼성 전시관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 회장을 맞이했다. 최 회장은 삼성전자가 구현한 스마트오피스와 관련해 질문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한 부회장이 “올해 갤럭시S25 시리즈가 오는 22일 론칭 행사를 한다”고 소개하자 최 회장은 “또 바꿔야겠네”라며 웃기도 했다. 한 부회장이 인근 앙코르호텔에 별도로 차린 삼성 프라이빗 부스에 초대하자 최 회장은 “시간이 되면 들르겠다”고 화답했다.

최 회장의 CES 참관은 올해로 3년째다. 최 회장은 “이번 CES는 모든 것에 AI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물리적(피지컬) AI인 로봇이나 주변 기기 안에 AI가 들어가는 것이 일상화되고 상식화됐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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