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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CES 2025] “3m 거리서도 AI가 수면 상태 분석”… 구름 인파 몰린 韓 스타트업 부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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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 파크. 전 세계 스타트업 경연장인 이곳에서 한국의 ‘물 테크’가 주목을 받았다. ‘케이워터(K-water)’ 부스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협력 중인 국내 19개 스타트업이 다양한 물 기술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CES 주관사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브라이언 코미스키 시니어 디렉터 겸 미래학자는 “수질 오염과 물 부족 같은 글로벌 문제를 혁신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선도적 사례”라며 “AI 부문 외에도 물 테크 분야가 미래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목을 끈 부스는 CES 2025 혁신상을 받은 초음파 장비 스타트업 ‘퍼스트랩’이었다. 퍼스트랩은 세계 최초로 초음파를 두루마리 휴지 심처럼 중앙에 집중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독성 물질을 흡착제나 첨가물 없이 분해하는 솔루션을 내놨다. 물 산업을 비롯해 제약, 화학 등에서도 주목받는 기술이다. 유럽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퍼스트랩과 의약 폐기물 처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황보선애 퍼스트랩 부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2차 오염 없이 초음파로 특정 성분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며 “CES를 계기로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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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선애 퍼스트랩 부대표가 7일(현지시각) CES 2025가 열린 미 라스베이거스 유레카 파크 내 부스에서 독자적인 초음파 집속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퍼스트랩의 초음파 기술이 장비에서 작동하는 방식으로, 흡착제 없이 독성 물질이 분해된다. /라스베이거스=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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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기술로 혁신상 4개를 휩쓴 한국 스타트업 ‘토트(THOTH)’에도 관람객이 몰렸다. 토트는 로봇이 작업자의 시연을 학습해 자동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와 구글도 집중하고 있는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토트의 AI 로봇은 폐배터리 해체 작업에 특화돼 있다. 기존 제조 공장의 로봇은 규격화된 부품이 정확히 배치되어야만 조립 및 해체가 가능하지만, 토트의 로봇은 찌그러진 폐배터리도 스스로 인식해 작업을 수행한다. 이상형 토트 대표는 “폐배터리 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아 이 분야에 AI 로봇 도입을 결정했다”며 “현재 셀 제조사, 자동차 제조사, 지자체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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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 토트 대표가 7일(현지시각) CES 2025가 열린 미 라스베이거스 유레카 파크 내 토트 부스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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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없이 오직 소프트웨어 기술만으로 승부를 본 국내 스타트업 부스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수면 기술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AI 기반 수면 분석 기술을 선보였다. 3m 거리에서도 호흡 소리를 감지해 수면 상태를 분석하며, 수면 무호흡증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배재현 에이슬립 이사는 “수면 기술은 뷰티, 건설 등 다양한 산업과 연관되어 있다”고 했다. 이 기술은 경동나비엔, 삼성전자, 필립스 등 스마트홈 기기에 적용됐다.

핀테크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은 ‘고스트패스’도 눈길을 끌었다. 고스트패스는 지문, 얼굴 등 생체 데이터를 중앙 서버가 아닌 사용자 스마트폰에 저장해 인증과 결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가령 식당 키오스크에서 사용자가 지문만 입력하면 스마트폰에 저장된 지문 데이터와 매칭되고, 인증이 완료되면 결제까지 자동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선관 고스트패스 대표는 “기술 완성까지 10년여간의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이 기술이 향후 미래 결제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며, 현재는 대형 프랜차이즈 상무리테일과 나이스정보통신 등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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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관 고스트패스 대표가 7일(현지시각) CES 2025가 열린 미 라스베이거스 유레카 파크에서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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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 유레카파크 전시에 참여한 한국 스타트업과 기관은 625곳으로, 전체 1300여개 기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CTA 관계자는 “올해 혁신상은 33개 카테고리에서 역대 최다인 3400개 제품이 출품됐는데, 한국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상을 선도했다”고 했다. CES에 24년째 참석 중이라는 IT 전문가 리차드 켈리는 ”매년 유레카파크에 한국 기업 수가 늘어 볼 때마다 놀랍다”며 “과거에는 상용화와 거리가 먼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한국 스타트업이 선보이는 제품은 완성도가 높아 전 세계 딜러들이 협업 문의를 하러 이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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