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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90] what if our real destination was each 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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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진짜 목적지가 서로였다면?

조선일보

Destination Wedding∙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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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사랑에 빠져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절대 결혼해선 안 된다(One should always be in love. That is the reason one should never marry).”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다. 영화 ‘데스티네이션 웨딩(Destination Wedding∙2018∙사진)’의 주인공 두 남녀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처럼 결혼 제도 자체를 냉소하는 사람들이다. 비행기에서 만난 순간부터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우연히도 목적지마저 똑같다. 그마저도 운명처럼 그들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결혼식이다.

이 작품의 부제 ‘나 없인 세상 망할까 봐 죽지도 못하는 나르시시스트(A Narcissist Can’t Die Because Then the Entire World Would End).’처럼 두 사람 모두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잘났고 양보따윈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 모두 지난 사랑에 상처가 크다. 프랭크(키아누 리브스 분)는 이복동생 키스의 결혼식에 어머니 성화 때문에 온 것이고, 린지(위노나 라이더 분)는 키스의 전 약혼자였으나 어른인 척하려는 키스가 예의상 초대한 것뿐이다.

껄끄러운 자리에서 그나마 말벗이 된 두 사람. 결혼에 대한 대화 중에 린지가 말한다. “잘 풀리는 결혼도 있긴 하잖아요(Some marriages work out).” 프랭크가 코웃음을 친다. “네, 손가락이 여섯 개인 사람도 있긴 하고요(Yes, and some people have six fingers).” 그 후 시종일관 빈정대며 싸우던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급속도로 가까워져 급기야 잠자리를 같이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그러고는 ‘데스티네이션 웨딩’에서 만난 것이 운명인 듯 이런 질문을 한다. “우리의 진짜 목적지가 서로였다면?(what if our real destination was each 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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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희 영화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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