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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유인태, '한덕수 미스터리'에 "직무정지 전 만나…尹 입이 무서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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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야권 정치원로 유인태 전 의원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직무정지되기 하루이틀 전 그를 만났다며, 당시 한 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 불가'라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한 총리가) 뭔가 윤석열 대통령한테 마지막까지 잘보여야만 할 일이 있었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유 전 의원은 9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지난해 말일 헌법재판관 2명을 추가 임명한 의미에 대해 "최 대행이 하여튼 대단한 일을 하긴 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한테 일격을 가한 셈"이라고 짚었다.

유 전 의원은 "처음에 윤 대통령은 헌재를 무력화해 보려고, 심판을 못 하게 하려고 임명을 안 하려고 한 것"이라며 "4월까지만 시간 끌면 (헌법재판관) 2명이 퇴임해 나라가 완전히 혼란에 빠진다. 헌재는 심판을 못 하고, 대통령 직무정지는 돼 있고. 그걸 노렸던 것 같다"고 짚었다. 그는 "두 명이라도 (임명)한 것은 윤석열의 뜻을, 구상을 확 한꺼번에 깨버린 것"이라며 "헌재를 무력화시키려는 구상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그러니까 그쪽에서 '배신자'니 온갖 것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실 한덕수 대행 때 총리실에 가서 만났었다. 그만두기 한 2~3일 전에"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 쪽 원로들이 그래도 네가 친구니까…(라고 해서 갔는데), 그런데 그 친구가 '해도 된다는 사람도 있고 안 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정치권에서 합의를…'(이라고 해서) 저는 그때 깜짝 놀랐다.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대법원도 헌재도 해도 된다고 하는데 그 똑똑했던 친구가 갑자기 저렇게 바보가 된 소리 비슷한 걸 딱 해서 제가 질렸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이 한 총리를 만나러 간 것은, 헌법재판관 임명은 된다는 전제에서 오히려 내란특검법에 대해 "이거야말로 '여야가 합의한 수정안을 가지고 와라'(고 하라는) 그 얘기를 하려고 간 건데, 당연히 그럴 줄 알았더니 그거부터 지금 미스터리하다. 왜 그때 한덕수답지 않게 저걸 거부했는지"라고 했다.

그는 그 짐작되는 이유에 대해 "지금 윤 대통령의 입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라며 "요새 자주 찾아가는 사람(윤상현 의원 지칭)도 그 공천 개입에…"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윤 대통령 입에 따라 자기도 뭔 문제가 생길까 '제발 제 이름은 좀 빼주세요' 하면서 마지막 충성을 바치는 것 아닌가"라며 "그때 한 총리도 뭔가 계엄 개입 정도가 윤 대통령한테 마지막까지 잘 보여야만 될 일이 있지 않고서야 꽤 똑똑하고 합리적이었던 친구가 저런 얘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가더라"고 했다.

그는 헌법재판관 임명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와 관련 "시급한 것은 내란특검"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 중에서도 '우리가 수정안을 내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니까 저도 사실 그때 한덕수 대행을 만날 때 제일 저 쪽에서 문제삼는 특검 추천을 좀…(중재해 달라고 요청하려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도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서는 사실 신경을 별로 크게 안 쓴다"며 "이미 직무정지되면서 검찰이 발톱을 드러냈다. 그럼 꼭 특검이 아니라도 어차피 김건희 여사의 특검해야 되는 수사는 다 드러나게 돼 있으니까 그렇게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홍익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금은 민주당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다소 불만족스럽지만 헌법재판관은 8명으로 구성되면서 최소한의 법적 문제는 해소돼 탄핵 문제는 헌재를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남은 건 내란 수사", "내란특검 하나라도 확실하게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던 것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이다. (☞관련 기사 : 홍익표 "민주당, 내란특검 통과 최우선해야…선택과 집중 필요")

프레시안

▲유인태 전 의원. ⓒ프레시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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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 40여 명이 한남동 관저 앞에 모여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겠다고 했던 사태에 대해서는 "그 사람들은 그 지지층에서 '비상계엄은 윤석열이가 잘못했지만 그렇다고 이재명 되는 꼴은 못 본다'는 게 강하다 보니 어떻게든 지지율도 조금 올라가고 결집이 되고 있다"며 "보수 결집이 좀 되는 게 '이재명 포비아' 때문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인가가 그런 소리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당의 엑스맨이다. 그냥 이 계엄만 안 했으면 이재명 대표가 유죄판결 받을 것을 왜 저 난리를 쳐가지고 이재명 좋은 일만 시켰느냐'는 얘기"라며 "다른 거보다 이재명 공포증 비슷한 게 꽤 널려 있지 않나. 특히 그 쪽에서는"이라고 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의 음주 습관에 대해 일본 언론이 관심 있게 보도(☞관련 기사 : 日언론 "尹, 총선 전후로 계엄령 발언…폭탄주 보통 20잔")했던 일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술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아도 좀 마셨는데, 아마 재임 중에는 (술을 마신 일이) 몇 번 안 된다. 1년에 한두 번 정도"라며 "그 이유는 대통령이란 자리가 언제 무슨 비상상황이 떨어졌을 때 판단을 해야 하니 취하는 것은 아주 금기시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술이 세니까 스무 잔 정도 마셔도 자기 판단능력에 아무 지장이 없다고 자신해서 저런다고 하면 그것도…(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독설가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그러나 이날은 시국상황에 대해 "'참 잘될 거다' 하는 희망을 좀 갖고 있다. 12월부터 계엄사태에서 여의도 한 번 둘러보니까 그렇게 젊은 사람들이 나와서, '아파트' 노래가 나오니까 그 밀리는 길을 걸어가면서도 율동을 하면서 가는 걸 보고 저는 진짜 희망을 봤다", "요새 관저 앞에 은박지인가 쓰고 있는 젊은 사람들 보니 아이고 참 나라의 희망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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