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캐나다 미국에 편입? 어림없는 소리”
막 나가는 트럼프식 팽창주의…조롱 아닌 진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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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을 앞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거듭된 주장에 “눈곱만큼의 가능성도 없다”고 일축했다. 취임 전부터 고율 관세 위협으로 캐나다를 흔든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뒤에도 ‘경제적 힘’까지 거론하며 캐나다 편입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캐나다가 미국의 한 부분이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며 “두 나라의 노동자와 지역 사회는 상대방의 최대 무역 및 안보 파트너로서 혜택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 후임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도 “트럼프의 발언은 캐나다를 강한 나라로 만드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부족함을 보여준다”며 “우리 경제와 국민은 강하다. 우리는 위협에 맞서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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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캐나다는 결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수 없다. 우리는 위대하고 독립적인 국가”(보수당 대표 피에르 폴리에브) “트럼프는 헛소리 그만하라. 어떤 캐나다인도 미국에 합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신민주당 대표 저그밋 싱) 등 캐나다 정치권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캐나다와 미국 간 국경을 “인위적으로 그어진 선”이라고 칭하며 캐나다의 미국 편입을 재차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를 굴복시키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인지 묻는 데 대해서는 “아니다”고 했지만 “경제적 힘(economic force)을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캐나다가 국경 문제와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취임 첫날부터 모든 캐나다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트뤼도 총리는 이에 즉각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날아갔으나, 만찬 자리에서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는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지는 등 저자세 외교를 펼친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트뤼도 총리가 사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 캐나다를 성조기로 뒤덮은 북아메리카 대륙 지도. 트럼프 SNS 게시물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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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CTV뉴스는 “캐나다 당국자들은 처음엔 트럼프의 발언을 조롱으로 여겼지만, 트럼프는 그 이후에 이 구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듯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거듭된 ‘캐나다 편입’ 주장이 트뤼도 총리가 사임한 캐나다에 정치적 혼란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의 정치적 전환 결과가 어떻게 되든, 트뤼도의 사임으로 캐나다 정국은 장기간 불확실성에 빠지게 됐다”며 “취임을 앞둔 트럼프는 캐나다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트뤼도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직후에도 SNS 트루스소셜에서 “캐나다의 많은 사람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적었다. 이후에도 캐나다를 성조기로 뒤덮은 북아메리카 대륙 지도 등을 올렸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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