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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일본, 왕위 계승 후보자 고갈…여성 일왕·옛 왕족 입양 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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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2023년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중 칼리바타 영웅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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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권이 3명 밖에 남지 않은 부계 혈통 왕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왕실 전범 개정 등에 대한 본격 협의에 나선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일본 왕실에는 나루히토 일왕의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는 부계 왕족이 극소수인 문제로 고심해 왔다. 현재 부계 혈통 계승만 인정하는 일본 왕실에서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는 사람은 3명 뿐이다. 우선 현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인 후미히토(60) 왕세제와 그의 아들인 히사히토(19) 왕자가 있다. 나머지는 나루히토 일왕의 삼촌인 마사히토(90) 친왕이다. 나루히토 일왕과 다섯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후미히토 왕세제와 이미 90살 고령이 된 마사히토 친왕을 빼면, 아래 세대로는 히사히토 왕자 밖에 남지 않는다.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후 사이에 자녀는 외동딸 아이코 공주만 있다.



일본 정치권은 오는 24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왕실 계승을 규정한 왕실 전범 등을 손봐 왕위 계승이 가능한 왕족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우선 일본 중·참의원은 왕위 계승자를 확대하기 위해 왕실에서 여성이 결혼한 뒤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다. 여·야 정치권이 이 문제에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성 왕족의 남편과 자녀의 신분을 어디까지 인정해줄 지 등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대적으로 보수적 분위기가 강한 집권 자민당 내부에 ‘여성 일왕’ 가능성에 대한 저항감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번째는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전 이전까지 왕족이었지만 현재 일반시민이 된 이들의 일부를 왕족으로 다시 복귀시키는 방안이다. 일본에는 원래 태평양 전쟁 이전 일왕이 될 자격을 가진 가문인 ‘궁가’가 14곳 있었다. 하지만 전후 연합군 총사령부(GHQ)가 일본 왕실 재산 국고 귀속을 통해 왕실 인원 축소를 유도했고, 1947년 10월 궁가 11곳에서 51명의 왕족이 일반 시민이 됐다.



일본 국회에서는 이들 ‘옛 왕족’ 가운데 일부를 입양 형식으로 왕족에 복귀시키는 방안을 논의돼 왔다. ‘옛 왕족 복귀’ 방안은 자민당 쪽에서 환영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 모계 일왕 보다는 옛 왕족이라도 부계 남성이 낫다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문제에 대해 “자민당과 입헌민주당 사이의 온도 차 뿐 아니라 ‘여성 모계 일왕을 용인해야 한다’는 공산당 등을 정치권에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면서 국회의 뜻을 모을 수 있을 지 어려운 판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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