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최근 <대통령의 독서>(한겨레출판)를 펴낸 신동호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시인)이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스스로 자기 가치관을 만들 능력이 없는 분"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했다.
6일 신 전 비서관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좋은 지도자는 과거를 통해서 배우고 또 그 과거를 통해서 미래를 설계하는데 그 사이에 현재 내가 딱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 지도자"라며 "과거를 배우고 미래를 설계하는 능력을 얻는 좋은 방법이 책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꼽았다. 신 전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5.18 이후 감옥에 있을 때 이희호 여사께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넣어준 책 중에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 있었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그걸 보고 굉장히 기뻤다고 했다. (이렇게 공부해서) 결국은 대통령이 되셔서 IT강국을 만드는 기초가 됐던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책을 읽는다는 얘기는 별로 접하지 못했고 최근 계속 들려오는 얘기는 극우 유튜브만 열심히 본다는 것'이라는 진행자 지적에 신 전 비서관은 "스스로 자기 가치관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든지 아니면 그럴 만한 능력이 없든지 아니면 그럴 필요를 못 느끼는 분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까 (윤 대통령은) 국가관도 없고 더군다나 경제 정책이라든지(도 없다)"고 지적했다.
신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국가관 없이 그저 자신을 배척하는 이들을 '반국가 세력'으로만 보는 철학적 빈곤함에 빠지면서 미신을 더 믿는 것 같다는 주장도 했다.
신 전 비서관은 '자신에게 관대하고 무비판적일 때 희망과 사실을 혼돈할 때 사이비 과학과 미신에 빠져든다'는 칼 세이건의 말을 인용해 "과학이란 건 끊임없이 검증해야 한다"며 "그래서 카를로 로벨리라는 이탈리아 물리학자는 (실수를 잘 인정한) 아인슈타인이 '가장 위대한 과학자가 됐다'고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과학에서 민주주의를 배우라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전 비서관은 "내가 옳은 것 같아도 혹시 옳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런 걸 독서를 통해서든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든 자꾸 검증해보는 과정, 그것이 민주주의가 과학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인데 "애초에 윤석열 대통령은 그것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예를 들어 '비판적 성찰 없이 오히려 미신에 매달리는 것이냐'
고 묻자 신 전 비서관은 "그렇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과학적'이라는 표현은 거의 매뉴얼화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보고하는 사람도 문제겠지만 (대통령) 본인이 그걸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게 더 문제"라고 그는 첨언했다.
신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공산 전체주의' 단어를 예로 들며 윤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조지 오웰의 <1984>라는 책을 보면, 조지 오웰이 가장 걱정한 게 (권력자들이) 신조어를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 작가들이 신어를 만드는 거하고는 정치인들이 만드는 건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어를 만듦으로서 기존에 생각하는 폭이 오히려 줄어든다"며 "'공산주의'라는 말과 '전체주의'라는 말이 따로 있는데, 저는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인데 자기가 (이끄는 한국이) 전체주의 국가로 가는 것을 속이기 위해서, 위장하기 위해서 '공산 전체주의'라는 신어를 만든 것" 아니냐고 신 전 비서관은 추정했다.
신 전 비서관은 한편 책에서 '윤석열 정부는 미숙하다. 선술집에서 술기운에 자기들끼리 나눈 이야기로 허둥지둥 나라를 끌어간다. 그들은 일상의 고투, 함께 가고자 걸음을 늦춰야 했던 그 시련의 마음을 모른다. 자격시험으로 어른 대접을 받으며 성숙해질 시간을 갖지 못했다'라고 평했다.
이에 관해 그는 "공부 잘해서 (고위직이) 되는 건 당연히 우리가 인정을 해줘야 되지만, 그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지도적 지위에 가기 위해서는 일반 국민들이 겪는 어떤 상실의 경험, 그 다음에 고통, 이런 것들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같이 키워져야 되는데 그것이 어느 날부터 자격시험으로 계층이 변화하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토대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대선 후보 시절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윤석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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