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8일째인 지난 5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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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네이버)와 카카오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유가족들의 '고인 계정정보' 요청에 대해 전달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고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이유에 더해 복호화된 암호를 플랫폼사에서도 파악하기 어렵다는 기술적 배경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사는 계정정보 전달 외에 유가족을 지원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며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번 참사 유가족들이 요구한 '고인의 생전 SNS 계정 비밀번호 및 포털 접근 권한'을 제공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앞서 지난 3일 제주항공참사유가족대표단은 "유족에 한해 (고인의)카톡 비밀번호를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네이버 등 포털 계정의 접근 권한도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달 받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해당 방안이 가능한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 주말 동안 내부 법적 검토를 거쳐 계정 접근 권한을 주는 게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고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등 부작용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고인의 계정 접근을 통해 이와 연결된 제3자의 프라이버시까지 침해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적인 한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포털이 비밀번호를 보호하는 방식은 한번 암호화된 키의 복호화(정상적 문자로 되돌리는 것)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네이버나 카카오 입장에서도 고인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유족에게 제공하는 건 불가능하다. 만약 계정 정보를 주려면 접근 권한 자체를 뺏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법적 절차가 복잡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네이버는 유가족이 요청하면 일부 서류 확인을 거친 뒤 고인의 계정에 연관된 이메일과 블로그를 삭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고인이 만든 자료 중 '전체 공개'된 자료에 대해서는 백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는 직계 유가족이 요청하면 고인의 카톡 친구들에게 부고를 알릴 수 있는 '추모 프로필' 기능을 2023년 도입했다. 추모 프로필이 적용되면 모든 그룹채팅방에서 자동으로 '나가기' 되며 대화 내용 역시 삭제된다.
한편 고인의 계정 정보와 관련된 '디지털 유산' 논쟁은 전 세계적으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계정 권한을 '채권'으로 보고 상속 대상이라고 하지만, 다른 국가에선 '일신 전속권'으로 계정의 본 주인에게만 권리가 해당한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일부 게임사들은 계정 정보의 상속 절차를 마련해놓고 있지만 포털사는 이를 금지하는 등 일관된 원칙이 없는 상태"라며 "디지털유산 상속과 관련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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