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해 12월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의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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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권 표적감사와 현 정권 봐주기 감사를 이유로 최재해 감사원장이 탄핵소추된 뒤 대통령 관저 및 이태원 참사 감사 등에 대한 직권재심의·추가감사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감사 관련자 등이 ‘조은석 감사원장 권한대행을 인정하지 말라’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탄핵 상황에서 말단 지방행정 조직까지 공직기강 다잡기에 나섰는데, 정작 공직 감찰 주무기관인 감사원에서 대행 체제에 대한 항명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은 지난달 5일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기 전 각 국 주무과장 등을 소집한 회의에서 ‘감사원장 권한대행을 대행으로 인정하지 말라’ ‘권한대행에게 보고할 사안을 만들지 말라’ ‘권한대행이 부르면 혼자 들어가지 말고 3명 이상 함께 들어가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5일 “혹시나 권한대행에게 다른 말을 할까 봐 서로를 감시시킨 셈이다. 감사원 내부가 이런 상황인 것을 직무감찰 대상 공무원과 기관들이 알면 앞으로 감사원의 영이 서겠냐”고 했다. 최 사무총장에게 사실관계 확인 등을 위해 여러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최 사무총장은 조작·부실·봐주기 비판을 받은 대통령 관저 감사위원회의 회의록 공개를 두고 조 대행과 사사건건 충돌한 바 있다. 그는 감사위원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감사계획을 세웠는데도, 지난해 2월 ‘구체적 감사계획은 없다’고 거짓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조 대행은 오는 17일 퇴임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감사원장 탄핵소추 직전 공안검사 출신 백재명 서울고검 검사를 조 대행 후임 감사위원으로 임명 재가한 바 있다. 백 위원 임명 일자인 18일엔 임명 제청권자인 최재해 원장과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 모두 탄핵으로 권한 행사가 불가능할 때라, 후임 감사위원을 사전에 알박기한 행위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 대행이 퇴임하면 김인회 감사위원이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한편 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감사원법 개정안을 심사한다. 표적감사 등 감사권 남용을 막기 위해 △감사위원회의 의결사항 공개 △외부 감찰관 임용 △감사원 내부감사 결과 국회 보고 △감사위원회의 의결 없는 중간 감사결과 발표 및 수사요청 금지 △위법 감사자 처벌 강화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사회적 논란이 있는 감사의 개시 및 감사계획 변경 등도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받도록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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