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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홍해 사태·美中 갈등에 컨테이너선 판도 변화…"대형 말고 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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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형 컨테이너선 83척 인도 예정…5년 전 대비 5배 늘어

'빈 배' 걱정 없이 물류시장 변화에 빠른 대응 가능

뉴스1

한화오션 거제사업장.(한화오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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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컨테이너선 발주 시장에 판도 변화가 감지됐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대형 대신 중형 선박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 앞으로 해상 운송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중형 선박의 발주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해상 물류의 핵심인 수에즈 운하가 홍해 사태로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중국에 대한 무역 규제까지 더해지고 있어서다.

6일 선박 중개업체 브레마(Braemar)에 따르면 올해 1만 2000∼1만 69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의 중형 컨테이너선 83척이 인도된다. 지난 2020년(17척)보다 약 5배 늘어난 수치다.

과거 선주들은 대형 컨테이너선을 선호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축을 담당하는 중국 존재감이 확실했고, 한 번에 많은 컨테이너선을 싣고 나르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의 판도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작됐다. 물동량이 급증하던 시기에 빠른 시장 대응을 위해 중형 컨테이너선 필요성이 커졌다. 당시 선주들이 발주한 선박이 올해 순차적으로 인도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선박 수주에서 인도까지 약 3년의 세월이 필요해서다.

반대로 대형 선박의 인도 물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만 7000TEU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의 인도 예정인 선박은 6척이다. 지난 2020년 19척과 비교하면 많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확실한 영업력을 갖추고 있다면 대형 컨테이너선이 사업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반대로 100% 채우지 못한다면 상당한 비용 부담을 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중형 컨테이너선 선호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선박을 주로 투입했던 중국의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어서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산 상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홍해 사태의 장기화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홍해-수에즈 운하를 통한 해운 물류 운송은 세계 컨테이너 물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항로를 우회하면서 운송 비용이 크게 늘자, 컨테이너선 크기 다양화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가 짙어졌다.

국내 조선 업계도 중형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로 수주 물량을 채우고 있다. 지난해 HD현대(267250)그룹은 전체 수주 물량 181척 중 28척을 컨테이너선으로 채웠다. 올해 들어서도 한 유럽 선사와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를 논의하고 있다. 한화오션(042660)은 지난 2022년 컨테이너선을 한 척도 수주하지 않았다. 지난해 6척을 수주하고 일부에서 제기한 컨테이너선 사업 철수설을 지웠다. 삼성중공업(010140)도 4척의 일감을 확보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다만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컨테이너선의 발주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며 "LNG 운반선을 포함한 고부가 선박 일감을 확보한 만큼 가격을 낮춰 무리하게 수주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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