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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美 워싱턴DC 일대 '최대 30㎝' 폭설…정전·단수·결항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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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6만여 가구 정전 피해, 리치먼드시 펌프 고장으로 단수

최대 30cm 적설량 "28년 만에 가장 많은 눈", 초중고 이틀연속 휴교

뉴스1

6일(현지시간) 눈 폭풍이 강타한 미국 워싱턴DC에서 한 보행자가 미 국회의사당 앞 건물이 멀리 보이는 길을 건너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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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인근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까지 미 동부 일대에 6일(현지시간)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정전과 항공기 결항 등 피해가 속출했다.

미주리, 일리노이 등 미 중서부에서 시작된 이번 눈 폭풍은 인디애나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를 거쳐 이날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워싱턴DC 등 동부 대서양 연안까지 흽쓸었다.

미국 전력공급 추적 웹사이트(PowerOutage.us)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 30분 현재 버지니아주에서만 6만3500여 가구를 비롯해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 인디애나, 일리노이 등 5개 주 약 20만 가구가 이번 눈 폭풍에 따른 정전 피해를 입고 있다.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 주가 폭설로 인한 비상사태를 선언한 가운데, 주민들에게 사고 방지와 원활한 도로 제설 작업을 위해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경우 이날 폭설과 관련한 정전으로 인해 도시 저수지의 펌프가 고장 나면서 긴급히 끓인 물을 섭취해달라는 권고를 발표했다.

폭설로 인한 차량 미끄러짐 사고와 제설작업에 따른 도로 부분 폐쇄, 사고 우려에 따른 서행운전 등으로 도로 곳곳은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남쪽의 395번 고속도로 일부 구간과 북쪽의 270번 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트레일러 미끄러짐 사고로 일시적으로 폐쇄되기도 했다.

대중 교통도 원활치 못해 메트로 버스는 평소 노선의 4분의 1만 운행했고, 페어팩스, 몽고메리, 프린스 조지 카운티의 버스 시스템도 악천후로 인해 운행이 중단되거나 운행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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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워싱턴 DC에서 한 남성이 노스 캐피톨 스트리트를 따라 눈을 치우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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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가 급증하면서 메릴랜드주 경찰은 이날 오전 1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750건에 가까운 신고에 대응했고, 버지니아주 경찰은 가까운 24시간 동안 500건 이상의 사고에 대응했다.

항공기 결항도 속출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미국 국내외 19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6500편이 지연됐다.

특히 워싱턴 DC 지역 공항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날 정오 기준 레이건 내셔널 공항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항공편의 3분의 2가 취소됐고, 도착 예정이었던 항공편의 절반 이상의 운항이 중단됐다.

덜레스 국제공항과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은 출발 항공편의 30% 이상, 도착 항공편의 20% 이상 취소로 그래도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워싱턴DC와 인근 버지니아주 북부, 메릴랜드주 등에는 이날 자정 무렵까지 15~30cm 적설량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지난해 11월 치러진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는 큰 차질 없이 열렸지만, 다수의 연방 정부 기관이 문을 닫았고, 화요일에도 상당수가 재택근무만 유지한 채 문을 닫는다.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 북부 일대는 이날 오후 한때 눈이 소강상태를 보이기도 했지만, 날이 어두워지면서 다시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되자 화요일까지 이틀 연속 초중고 공립학교 휴교령이 내려졌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펄스처치에 거주하는 에릭 씨(62)는 "내 기억에는 28년 만에 우리 마을에 가장 많은 눈이 쌓인 거 같다"면서 "지금 눈을 치워도 밤새 또 쌓여 있을 거라 내일 다시 나와서 제설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눈 폭풍이 예고된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 등에서는 폭설에 따른 고립 등을 우려해 생필품을 확보해 두려는 소비자들이 코스트코와 월마트 등 대형 마트에 몰리면서 생수와 휴지, 달걀 등이 품절되는 매장이 속출했다. 달걀의 경우 미국 전역에 조류독감이 퍼진 여파로 공급마저 줄면서 품귀 현상을 빚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폭설로 인해 캔자스와 미주리주에서는 최소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캔자스 서부의 위치타(Wichita) 근처에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 한 대가 도로에서 미끄러져 내리막길로 굴러떨어지면서 탑승자 두 명이 모두 사망했다. 미주리주 잭슨카운티에서는 텀프트럭이 미끄러지면서 61세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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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눈 폭풍으로 연방 정부 관공서와 학교가 문을 닫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보행자들이 내셔널몰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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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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