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챗GPT를 사용해 배경 제작함, 신동윤 기자 최종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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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급작스러웠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 달의 시간이 지나간 가운데, 직격탄을 맞은 국내 증시엔 흉터가 남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리아 엑소더스(국내 증시 대탈출)’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면서 수십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국내 증시에 증발하면서다. 정치적 리스크의 극대화로 인해 심화한 고(高)환율 현상은 국내 증시의 상처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걱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처음 증시가 열렸던 지난달 4일부터 지난 3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33%(58.1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발표 전이던 지난달 3일 종가 기준 2500.10포인트에 이르렀던 코스피 지수는 2500고지를 내준 채 2440포인트 대(3일 종가 2441.92포인트)까지 내려앉았다.
지난달 3일 2046조2610억원에 달했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한 달 만에 1998조1269억원으로 50조원 가까이 줄었다.
코스피 지수는 비상계엄 후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탄핵 정국의 여파로 2400포인트 선마저도 내주기도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1차 탄핵소추안 처리가 여당 국회의원들의 불참에 따른 투표 불성립으로 부결된 후 첫 거래일이던 지난달 9일 코스피 지수는 2360.58포인트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시총도 비상계엄 사태 발생 전에 비해 약 113조원이나 줄어든 1933조1619억원까지 줄었다.
코스피가 6거래일 만에 반등해 2,440대를 회복한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42.98포인트(1.79%) 오른 2,441.92에,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9.13포인트(2.79%) 오른 705.76로 장을 마쳤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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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거래일이던 지난 2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2400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2398.94포인트까지 하락하면서 시총도 1963조454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상계엄 사태 후에 한 달 동안 코스피 시장이 위축된 데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4일부터 지난 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만 3조9548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과거 한국 주요 정치 이벤트 발발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과 비교했을 때, 이번 사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는 상대적으로 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가 지난해 말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이명박 대통령 재임 당시 광우병 사태(2008년 4월 18일~6월 26일)’ 당시 코스피 지수는 2.9% 내렸다. 이 기간 외국인은 3조1610억원을 순매도했다. ‘박근혜 대통령 재임 당시 최순실 게이트 정국’이 촉발된 단기간(2016년 10월 19일~24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3.4% 하락했으며 외국인은 9820억원어치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 언덕길을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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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광우병 사태’가 불거졌던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액을 이번 윤 대통령 발(發) ‘비상계엄 사태’ 후 한 달 만에 훌쩍 넘어설 정도로 ‘코리아 엑소더스’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가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쏠렸다는 점도 전체 주가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사태 후에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1조8611억원)였다. 그 뒤를 KB금융(4263억원), 현대차(2692억원), 삼성전자우(2525억원), 고려아연(2118억원), 신한지주(1904억원), 하나금융지주(1300억원) 순서로 따랐다.
일명 ‘산타랠리(성탄절을 전후한 연말·연초에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로 불리는 기간을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후폭풍이 집어삼킨 상황 속에, 새해를 맞아 1월에 뚜렷한 호재 없이도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초과 수익이 발생하는 등 주가가 상승하는 ‘1월 효과’가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1월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일인 20일까지는 증시가 쉽사리 반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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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취임 이후로는 당선 이후 나타난 극단적인 차별화는 잦아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트럼프 취임이 매수 기회인지 아닌지는 그전까지 국내 금융시장이 얼마나 리스크를 선반영하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정치 상황까지 더해져서 덜 반영하기보단 더 반영하는 쪽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 개선이 확인돼야 하는 점도 중요하다. 당장 오는 8일엔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의 2024년도 4분기 잠정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 전반부는 올해 중 가장 도전적인 시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주가 하락 시기에 아웃퍼폼했던 기업들과 수급 주체가 될 기관 투자자들이 선호하며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대한 비중을 높이면서 방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하락한 지금이 매수할 기회란 조언도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주식 비중을 ‘소폭 확대’로 상향한다”면서 “불확실성의 한가운데 있지만 가격 매력도를 고려하면 진입할 만한 구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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