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처럼 전세계 시청자 사로잡아
“기훈 변절, 보여주고 싶었던 그림”
“분노가 향해야 할 곳은 권력집단”
“6월 공개 시즌3, 모든 서사 완결”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2’를 공개한 황동혁 감독 [넷플릭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3년 3개월 만에 돌아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는 전 시즌보다 더 많은 등장인물과 풍부해진 서사를 품고 왔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황 감독은 “시즌 2는 시즌 1에 비해 이미 신선함이 사라진 후라 처음과 같은 반응을 기대하진 않았다”며 “오징어게임은 시즌 3에서 완전히 마무리되는 서사라 이야기를 늘리는 노력을 하기 보다 차리리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부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가장 먼저 오징어게임 대서사 창작을 온전히 홀로 짊어지면서 느낀 중압감을 털어놓았다. “시즌 1에서 치아가 7개 빠졌는데, 지금 1~2개를 더 뺴야될거 같다. 혼자 쓰고 찍는 과정이 물리적,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시즌 2가 공개되고 나선 외신에서 혹평이 많이 나왔다. 시즌 3를 끝내면 쉴 생각이다.”
시즌 2에서 첫 번째 게임은 시즌 1과 같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다. 이때 성기훈(이정재 분)은 “얼음”을 구령마다 외치며 모두를 살리고자 한다. 그러나 ‘스페셜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는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자”며 ‘O’(다음 게임을 이어서 하고 싶은 참가자 집단)가 ‘X’(게임을 멈추고 귀가하고 싶은 참가자 집단)를 포크로 살육할 때 침대 밑에 숨어서 참전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극중 모두를 살려서 같이 나가겠다고 공언한 기훈이 급작스럽게 게임 중간 ‘공리주의자’로 변신한 것에 대해 ‘이해가 잘 안된다’는 반응이 많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순수한 이상과 신념을 쫓던 사람이 점점 좌절하면서 처음에 품었던 선의마저 변질되고 무너져가는 모습을 기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기훈이 비록 변절했을지라도 ‘위’를 공격하자는 방향성 만큼은 변함이 없다는 게 황 감독의 설명이다. “시즌 1이 끝나고 그 사이 세상이 또 빠르게 변했는데, 저는 안 좋은 방향으로 변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세상이 이렇게 된 원인이 우리 서로에게 있는 건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다.”
황 감독은 “정치 권력이 됐든 금융 권력이 됐든 우리의 삶을 황폐화시키는 사람들은 저 위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기훈의 반란은 분노는 저 위로 향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저는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오징어게임2’의 한 축은 타노스(최승현 분)를 비롯해 남규(노재원 분), 민수(이다윗 분), 세미(원지안 분), 명기(임시완 분), 준희(조유리 분) 등 MZ세대 참가자의 서사가 담당한다. 이 역시도 황 감독이 넣고 싶었던 중요한 메시지였다.
황 감독은 “그간 젊은 세대에서 보여지는 문제들을 그 그룹 속에서 담아보고 싶었다”며 “특히 가상화폐와 마약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징어게임은 ‘안 죽일 것 같은 사람도 다 죽이는’ 시리즈로 유명하다. 시즌 2도 동일한 기조를 유지했다. 우리나라 주연급 배우들이 배역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출연하고,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누구 하나 서사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빌드업’만 이어가다 갑자기 뚝 끊긴 것은 시즌 2가 아쉬운 평을 듣는 이유 중 하나다.
“시즌 3를 기다려달라고 밖에 말을 못하겠다. 시즌 3까지는 제 나름대로 서사와 결말을 다 쓰려고 노력했다. 출연자 대부분은 캐스팅 대신 오디션으로 뽑았다.”
아울러 황 감독은 지난 3일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현지시간 5일) 참석차 미국 LA로 출국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매년 전 세계의 영화와 미국의 TV 드라마를 대상으로 하는 시상식이다. 황 감독은 “시즌 2가 (골든글로브)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감사하다. 이야기가 완결되는 시즌 3로는 수상을 기대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밝힌 바 있다. 시즌 3는 올해 6월께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민경 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