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본·범죄사실 증명서도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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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는 '하교 또는 학원 픽업 아이 돌봄'이라는 제목의 아르바이트 구인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1시에 집 안 환기하고 청소해야 한다. 선반, 창문틀 먼지 제거하고 바닥 쓸고 닦으면 된다"며 "건조기로 이불, 베개 털고 설거지 후 접시 넣어두기, 건조기에 있는 빨래만 개어주면 된다"라고 업무 내용을 설명했다.
이어 "아이 학원 끝난 후 3시~3시 30분쯤 픽업해서 집에 데려오면 된다. 도보 10분 거리"라며 "학교가 4교시일 경우 1시에 집에 데려온 후 2시까지 학원에 데려다주고 집안일 하다가 3시 30분쯤 다시 데리고 오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이를 데려온 뒤에는 샤워시킨 뒤 저녁 밥해서 먹이고, 식사 뒷정리하고 설거지를 마쳐야 한다. 또 청소기를 돌리고 밀대로 물걸레질까지 한 뒤에야 퇴근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1년 이상 오래 하실 분 구한다.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그만두고 자주 빠지고 사정 봐달라는 분은 연락 안 주셨으면 좋겠다"며 "일은 일인지라 공과 사 정확한 분 좋아한다. 선 넘는 훈수질 안 좋아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에게 짜증이나 안 좋은 모습 보여주는 분, 핸드폰만 하거나 자는 분은 사양한다"며 "아이랑 커뮤니케이션 잘하고 아이 좋아하시는 분이 왔으면 한다. 아이에게 종교 주입 안 하시는 분 원한다"라고도 적었다. A씨는 특히 "할머니같이 함께 해주실 분 구한다"라고 이야기했다.
A씨는 "음식 잘 만드셨으면 좋겠다. 아이도 저도 맵고 짠 거 못 먹는다. MSG 안 넣고, 자극적이지 않게 음식 잘하는 분 좋아한다"며 "신원확인 등본, 범죄사실 증명서, 주민등록증 다 볼 거다. 아이 돌봄이라 집안에 CCTV 많은데 괜찮으신 분만 지원해라"라고 말했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은 "이런 글 양심 없다고 욕먹어도 꾸준히 올라오는 건 저런 말도 안 되는 노동강도에 노예 취급에도 불구하고 몸을 갈아서라도 저 돈이 절실한 노령의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더 화가 난다. 우리야 코웃음 치지만, 저런 일 아니면 아르바이트로 뽑아주지 않는 분들이 지원하니까 욕먹든 말든 구하는 것 같다"라고 분노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노예 구하나", "요샌 등·하원만 해도 1만 5000원이다. 저건 강도 수준", "공과 사 구분한다면서 친할머니 같은 분 구하는 건 무슨 말이냐",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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