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장애 10년 노숙자 생활 70대, 천안시 공무원들 도움으로 가족 찾았다

천안시 실종신고 70대 10여년 만에 가족 찾아줘

안정적 생활 지원 위해 기초생활수급 신청 등 후속조치까지

장애를 안고 10여년간 노숙인 생활을 하며 전국을 떠돌던 70대 노인이 충남 천안시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

천안시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등을 전전하며 가까스로 삶을 이어가던 노숙인 A(70)씨를 위기에서 구출해 가족에게 인계했다고 3일 밝혔다.

3일 천안의료원에서 안면장애와 경도인지장애를 안고 10년 노숙자 생활을 했던 70대 노인을 실종신고 가족들에게 인계한 천안시 공무원들. 천안시 제공

A씨는 지난해 10월말 발견당시 안면장애와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매우 수척한 모습에 여름옷을 걸치고 있었다. 시민들과 공무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극단적 위기에 직면했을 것으로 보인다. A씨가 다시 가족 곁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천안시 주민복지 통합사례관리팀과 동사무소 맞춤형 복지팀의 역할이 결정적 이었다.

성정1동 백금이 맞춤형복지팀장은 지난해 10월 29일 주민의 신고로 한 교회에서 식사를 제공받고 있던 A씨를 발견했다. 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노인임을 파악한 백 팀장은 서북구청 이금희 통합사례관리사와 함께 경찰청 지문확인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A씨를 통합사례관리자로 선정했다. 통합사례관리사업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국민을 찾아내 보건·복지·고용·주거·교육·신용·법률 등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 제공하는 사업이다.

A씨는 배고픔만을 호소했지만, 이금희 관리사는 건강 이상이 심각해 보이는 A씨를 통합사례관리자로 선정하고 천안의료원에 긴급 입원 조치했다.

천안시는 경찰청 신원 조회과정에서 A씨가 10여 년 전 가족에 의해 실종 신고된 이력을 확인하고 신고자인 동생의 연락처를 확보했다. 인지장애로 가족과 헤어져 10여년간 전국을 떠도는 노숙인 생활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던 A씨는 60일 넘는 천안의료원 입원을 통해 기력을 회복하고 이날 마침내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

천안시는 A씨가 요양원 등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기초생활수급과 기초연금,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했다.

백금이 팀장은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신고해준 주민이 있었기에 오랜 기간 실종된 어르신이 가족 곁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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