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Biz&Cinema]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끝없는 욕심과 어리석음이 빚은 구찌가의 몰락 다뤄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House of Gucc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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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의 2022년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House of Gucci)’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를 설립해 경영해온 구찌 가문에서 실제 벌어진 일을 그린 작품입니다. 3세 경영자 마우리치오 구찌(배우 애덤 드라이버)는 1995년 출근 길에 괴한의 총을 맞아 사망합니다. 얼마 후 범인이 잡혔는데 이를 사주한 인물이 마우리치오의 이혼한 전처 파트리치아 레지아니(레이디 가가)로 밝혀져 전 세계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구찌 브랜드의 설립자는 마우리치오의 할아버지인 구찌오 구찌입니다. 구찌오 구찌는 런던의 최고급 사보이 호텔 등에서 일하며 상류층의 취향에 눈을 떴고, 1921년 고향인 이탈리아 피렌체로 돌아와 가죽 가방을 만들어 파는 매장을 열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구찌오의 두 아들 로돌포(제러미 아이언스)와 알도(알 파치노)가 회사를 물려받습니다. 이 당시 구찌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사랑하는 세계 최고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습니다.
하지만 3세 경영자 시대로 넘어가며 가족의 불화가 시작됩니다. 법대생이었던 로돌포의 외아들 마우리치오는 1978년 한 파티장에서 파트리치아를 처음 만나 사귀게 됩니다. 파트리치아가 재산 욕심으로 구찌 가문에 접근했다고 생각한 로돌포는 아들 마우리치오에게 파트리치아와 헤어지지 않으면 인연을 끊겠다고 선언하지만, 마우리치오는 돈보다 사랑을 택합니다. 하지만 파트리치아는 야심과 욕망이 강한 여자였습니다. 파트리치아는 자식을 낳은 후 아이들을 앞세워 먼저 삼촌 알도에게 접근했습니다. 알도는 조카 부부가 아버지인 로돌포와 화해하도록 돕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사태는 ‘막장 드라마’ 수준으로 치닫습니다. 알도의 아들 파올로는 회사를 차지하기 위해 미국 국세청에 자신의 아버지가 탈세를 했다고 신고하고, 알도는 감옥에 갇힙니다. 마우리치오는 파올로의 동생들과 결탁해 파올로를 폭행하고 몰아냅니다. 이후에도 사촌들 사이 협잡과 배신은 거듭되고 외국 펀드로부터 몰래 자금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그중 압권은 파트리치아였습니다. 그녀는 로돌프가 유언장에 서명하기 전에 죽자 서명을 위조했고, 짝퉁 구찌를 만들어 암시장에 풀어 자신의 재산을 축적했습니다. 소극적인 남편이 어떻게 하면 과반수 지분을 획득하고 회사를 주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점쟁이인 피나에게 자문을 했습니다. 나중에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이혼하자 피나와 작당해 암살단을 꾸려 남편을 살해하기도 합니다.
가족 기업이 세대를 거듭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구찌만큼 막장까지 치닫는 경우는 흔하진 않습니다. 창업 3세들의 끝없는 욕망과 어리석음 때문에 구찌 집안 사람들은 세계적인 브랜드 구찌의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망상에 빠진 이들이 점쟁이 말에 따라 움직이고 파국에 이른 것을 보면 주술의 폐해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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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호 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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