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의 전쟁 영웅.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예 부대 쿠드스군의 사령관. 이라크와 전쟁이 끝난 뒤 이란은 중동의 여러 지역에 군사 개입을 하는데, 이 일을 솔레이마니가 이끌었다.
이란의 많은 사람이 솔레이마니를 좋아했다. 하지만 이란의 억압적인 체제에 그 역시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나라 밖에서도 솔레이마니는 논란의 인물이었다. 나라 밖 무장 단체를 지원하며 중동의 다른 나라에서 원성을 샀다.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사람들 역시 그를 미워했다. 이라크에서는 수니파 세력과 적대하던 시아파 민병대를 지원했다.
미국은 솔레이마니와 복잡한 관계였다. 이슬람국가(ISIS) 같은 극단주의 세력과 전쟁을 벌일 때 솔레이마니는 미국과 협력했다. 하지만 솔레이마니의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는 중동 지역에서 미군 역시 공격했다. 이라크에서 미군 사망의 17%가 솔레이마니가 지원한 시아파 민병대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중동의 군사 지도자 솔레이마니의 이름이 우리 귀에 익은 것은 암살 때문이다. 2020년 1월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을 방문한 솔레이마니를 드론이 공습해 암살했다.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의 명령이었다.
“솔레이마니 암살은 이란 내부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의 새로운 순교자로 떠오르게 되면서, ‘죽었지만 살아 있는’ 이슬람공화국의 상징이 되었다.” 서울대학교 구기연 연구교수의 지적이다.
2020년 솔레이마니의 장례식 때 이란 사람이 몰리면서 56명이 압사하고 200여명이 부상당했다. 반면 2024년 솔레이마니의 추모식 때는 테러가 일어났다. 처음에는 이스라엘이 저지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자기들 소행이라고 밝혔다. 솔레이마니에 얽힌 은원이 이토록 복잡하다.
솔레이마니를 죽인 트럼프가 2024년에 다시 당선되었다. “미국과 이란의 관계에 먹구름이 예상된다. 중동 전반의 긴장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구기연 교수는 말한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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